2018년 남아공 체포 후 미·모잠비크 범죄인인도 청구 경합
20억 달러 대출사기 모잠비크 전 재무장관 미국으로 송환
20억 달러(약 2조5천400억원) 규모의 대출 사기 혐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체포돼 구금 중이던 모잠비크의 전 재무장관이 미국으로 송환됐다고 현지 eNCA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공 법무·교정부는 전날 마누엘 창 전 모잠비크 재무장관을 미국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창 전 장관은 2013∼2015년 공기업 3곳 명의로 크레디트스위스로부터 참치잡이 사업 등의 명목으로 20억 달러를 대출받아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기업 3곳은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유령 기업이었고 대출금의 절반 이상이 당시 재무장관이던 창과 대출에 협조한 은행 직원 3명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창 전 장관이 주도한 대출 사기 때문에 당시 모잠비크의 국가 경제는 1975년 독립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2016년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약 12%에 달하는 20억 달러를 모잠비크 정부가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국제통화기구(IMF)와 세계은행(WB)은 원조를 중단했다.

이후 2017년 말 국가 부채가 GDP의 112%로 치솟자 모잠비크 정부는 부채 상환을 유예하기에 이르렀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으로부터 미국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등 사기와 돈세탁 공모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창 전 장관은 2018년 12월 30일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가려다가 체포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후 미국과 모잠비크 양국 모두 남아공 당국에 창을 자국으로 인도할 것을 요청했고, 남아공 정부는 그를 모잠비크로 송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모잠비크의 한 시민단체가 창 전 장관이 모잠비크에서 재판받게 되면 특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남아공 사법부는 여러 차례의 심리 끝에 지난 5월 정부 결정을 뒤집고 창 전 장관의 미국 송환을 명령했다.

창 전 장관이 미국으로 인도됨에 따라 그는 앞으로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기소될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