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과 풀벌레도 협연한다…평창 수놓는 비발디·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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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대관령음악제
줄라이 페스티벌&롯데 클래식 레볼루션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등
풀내음 나는 레퍼토리 가득
"세계 평화 위한 축제 되겠다"
우크라 악단도 공식 초청
무대·객석 거리 2m 남짓
피아노 진동까지 전해져
롯데, 번스타인 주제로 잡아
재즈 곁들인 춤곡 등 선보여
평창대관령음악제
줄라이 페스티벌&롯데 클래식 레볼루션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등
풀내음 나는 레퍼토리 가득
"세계 평화 위한 축제 되겠다"
우크라 악단도 공식 초청
무대·객석 거리 2m 남짓
피아노 진동까지 전해져
롯데, 번스타인 주제로 잡아
재즈 곁들인 춤곡 등 선보여
“모든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이다.
실제로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등을 보면 음악가에게 자연은 끝없는 영감과 몰입의 원천이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순수하게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자연과 예술은 서로 닮아 있고, 자연 속에서 우리는 음악의 본질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해외에서는 야외 무대와 어우러지는 전통의 클래식 축제가 지역 명물이 된 지 오래다. 영국의 BBC 프롬스, 미국의 아스펜 음악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축제 기간에는 아티스트와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풍경이 더 이상 생소하지만은 않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엔데믹과 함께 국내 클래식 축제가 활기를 띠면서다. 지난 4월 개막한 서울스프링실내악 축제는 전에 드물던 6중주·8중주 등 대편성 실내악을 선보였고, 이 축제의 시그니처인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 음악회’ 역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5월 사흘간 열린 평창 계촌클래식축제는 해발고도 700m 산골 마을로 전국 각지의 6500여 명을 불러 모았다.
올해 20회를 맞은 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자연. 비발디의 ‘사계’,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 야나체크의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에서’,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등 풀 내음이 느껴지는 레퍼토리로 가득하다.
양성원 감독(첼로)과 양인모(바이올린), 윤홍천(피아노)의 협연으로 개막한다. 세 협연자는 지휘자 최수열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과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들려준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존재감이 큰 세 악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도 연주한다. 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산이 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등산 마니아라면 알프스산맥의 정취를 음악으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아티스트로는 임지영(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김정원(피아노), 김태형(피아노) 김한(클라리넷), 유해리(호른), 서예리(소프라노)와 피아노 듀오인 신박 듀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아레테 콰르텟 등이 참여한다.
로데릭 채드윅(피아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기타), 기욤 쉬트르(바이올린), 미치아키 우에노(첼로) 등 신선한 해외 연주자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기타리스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는 강원도와 스페인이 어우러진 독특한 정취를 들려줄 예정이다. 탁 트인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평창의 맑은 밤공기와 함께 미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민요’, 알베니스의 ‘스페인 모음곡’ 등 온화한 에스파냐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 화제가 된 아티스트는 우크라이나 악단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탈리아에 체류 중인 이 악단은 음악제의 공식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다. 세계 평화를 위한 축제가 되겠다는 포부에서 이들을 초청했다는 게 주최 측 이야기다.
전체 프로그램에 초연곡도 두 곡 포함됐다. 첼리스트 드미트리 야블론스키가 바루크 벌리너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야곱의 꿈’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들려준다. 국내 대표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들려줄 디눅 위제라트네의 ‘리사 게라르디니의 실종’ 역시 아시아 초연이다.
한·일 차세대 첼리스트가 대미를 장식한다.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최하영과 2021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우에노 미치아키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선보인다. 최하영이 1악장, 미치아키가 2, 3악장 연주를 들려준다. 이 무대에서는 첼리스트인 양성원 감독이 지휘봉을 들고 평창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특별함을 더한다. 가장 가까이서 듣는 '슈베르트'…피날레는 10시간 릴레이 연주
무대와 객석의 최소 거리는 불과 2m. 연주자의 표정은 물론 미세한 숨결과 떨림까지 전해진다. 마루로 된 바닥에서 악기의 진동마저 느껴진다. 7월 한 달간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더하우스콘서트 여름 음악축제 ‘줄라이 페스티벌’이다.
이 축제는 음악가들의 아지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 달간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만 190명에 달한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박재홍 신수정(서울대 명예교수) 이경숙(연세대 명예교수),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백주영·김다미(서울대 교수) 등 거물급 연주자가 대거 참여한다.
축제는 매년 한 명의 작곡가를 꼽아 그의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열린다. 2020년 탄생 250주년을 맞은 작곡가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 2022년 버르토크가 축제의 음악가로 선정됐다. 올해 축제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대표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다. 평생 1000곡 이상 작곡했다는 슈베르트의 방대한 음악 세계와 삶을 진지하게 마주할 기회다.
축제는 위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김재원)의 슈베르트 교향곡 5번과 8번 ‘미완성’ 연주로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매주 수요일에는 피아니스트 김정자 김도현 정지원 문지영이 차례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독주곡을 연주하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슈베르트의 ‘포핸즈’ 곡을 월요일마다 들려준다.
슈베르트의 실내악곡 연주도 만나볼 수 있다. 한수진(바이올린), 강승민(첼로), 문지영(피아노)이 선보이는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2번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날에는 낮 12시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21곡)을 릴레이로 연주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전체 연주에 10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줄라이 페스티벌에는 어려운 시기 속에 작곡가 시리즈와 생중계를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2020년 베토벤 이후로 페스티벌의 주제는 브람스(2021), 버르토크(2022)를 거쳐 슈베르트(2023)로 이어지고 있다. 생중계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진행돼 왔다.
2020년 신설된 클래식 레볼루션은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이룬 런던의 BBC 프롬스처럼 클래식 공연계에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첫해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와 피아졸라’, 2022년 ‘멘델스존과 코른골트’ 등 특정 작곡가의 음악을 집중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교향곡과 협주곡뿐 아니라 체임버 뮤직 데이를 통해 실내악 공연까지 다룬다.
이번 페스티벌 주제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 그의 작품에는 재즈의 영향이 반영됐고, 북미와 남미의 그루브가 등장한다.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춤곡’으로 축제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번스타인에게 영향을 준 브람스의 작품을 비롯해 번스타인의 친구이자 스승 그리고 그들의 작품에 큰 영향을 준 슈만, 거슈윈, 차이콥스키, 말러, 드보르자크의 작품도 포함됐다.
실내악을 선보이는 체임버 뮤직 콘서트 데이는 예술감독이자 클라리네티스트인 오텐자머를 비롯해 레이 첸(바이올린), 윤홍천(피아노), 한재민(첼로), 조진주(바이올린), 김사라(비올라)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외에도 신창용(피아노), 김유빈(플루트), 황수미(소프라노) 등 전 세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가 대거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예술감독인 오텐자머가 지휘와 협연을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최다은/김수현 기자 max@hankyung.com
실제로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등을 보면 음악가에게 자연은 끝없는 영감과 몰입의 원천이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순수하게 음악에만 몰두하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자연과 예술은 서로 닮아 있고, 자연 속에서 우리는 음악의 본질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해외에서는 야외 무대와 어우러지는 전통의 클래식 축제가 지역 명물이 된 지 오래다. 영국의 BBC 프롬스, 미국의 아스펜 음악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축제 기간에는 아티스트와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풍경이 더 이상 생소하지만은 않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엔데믹과 함께 국내 클래식 축제가 활기를 띠면서다. 지난 4월 개막한 서울스프링실내악 축제는 전에 드물던 6중주·8중주 등 대편성 실내악을 선보였고, 이 축제의 시그니처인 윤보선 전 대통령의 ‘고택 음악회’ 역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5월 사흘간 열린 평창 계촌클래식축제는 해발고도 700m 산골 마을로 전국 각지의 6500여 명을 불러 모았다.
자연을 닮은 클래식
자연과 예술은 서로 닮아 있고, 자연 속에서 우리는 음악의 본질에 한층 가까워진다. 오감으로 음악이 듣고 싶다면 엄숙한 콘서트장을 떠나 신선한 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반겨주는 이곳, 강원도 평창을 찾아보자. 국내 대표 클래식 음악 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이달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 강원 일대에서 열린다.올해 20회를 맞은 음악제의 올해 주제는 자연. 비발디의 ‘사계’,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 야나체크의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에서’,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등 풀 내음이 느껴지는 레퍼토리로 가득하다.
양성원 감독(첼로)과 양인모(바이올린), 윤홍천(피아노)의 협연으로 개막한다. 세 협연자는 지휘자 최수열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과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들려준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존재감이 큰 세 악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도 연주한다. 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산이 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등산 마니아라면 알프스산맥의 정취를 음악으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아티스트로는 임지영(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김정원(피아노), 김태형(피아노) 김한(클라리넷), 유해리(호른), 서예리(소프라노)와 피아노 듀오인 신박 듀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아레테 콰르텟 등이 참여한다.
로데릭 채드윅(피아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기타), 기욤 쉬트르(바이올린), 미치아키 우에노(첼로) 등 신선한 해외 연주자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 기타리스트 호세 마리아 가야르도 델 레이는 강원도와 스페인이 어우러진 독특한 정취를 들려줄 예정이다. 탁 트인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평창의 맑은 밤공기와 함께 미누엘 데 파야의 ‘스페인 민요’, 알베니스의 ‘스페인 모음곡’ 등 온화한 에스파냐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 화제가 된 아티스트는 우크라이나 악단 ‘키이우 비르투오지 스트링 오케스트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탈리아에 체류 중인 이 악단은 음악제의 공식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다. 세계 평화를 위한 축제가 되겠다는 포부에서 이들을 초청했다는 게 주최 측 이야기다.
전체 프로그램에 초연곡도 두 곡 포함됐다. 첼리스트 드미트리 야블론스키가 바루크 벌리너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야곱의 꿈’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들려준다. 국내 대표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들려줄 디눅 위제라트네의 ‘리사 게라르디니의 실종’ 역시 아시아 초연이다.
한·일 차세대 첼리스트가 대미를 장식한다.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최하영과 2021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우에노 미치아키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선보인다. 최하영이 1악장, 미치아키가 2, 3악장 연주를 들려준다. 이 무대에서는 첼리스트인 양성원 감독이 지휘봉을 들고 평창 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특별함을 더한다.
가장 가까이서 듣는 '슈베르트'…피날레는 10시간 릴레이 연주
연주자의 호흡과 떨림까지…가장 가까운 음악회
무대와 객석의 최소 거리는 불과 2m. 연주자의 표정은 물론 미세한 숨결과 떨림까지 전해진다. 마루로 된 바닥에서 악기의 진동마저 느껴진다. 7월 한 달간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더하우스콘서트 여름 음악축제 ‘줄라이 페스티벌’이다.이 축제는 음악가들의 아지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 달간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만 190명에 달한다. 피아니스트 문지영 박재홍 신수정(서울대 명예교수) 이경숙(연세대 명예교수),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백주영·김다미(서울대 교수) 등 거물급 연주자가 대거 참여한다.
축제는 매년 한 명의 작곡가를 꼽아 그의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열린다. 2020년 탄생 250주년을 맞은 작곡가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 2022년 버르토크가 축제의 음악가로 선정됐다. 올해 축제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대표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다. 평생 1000곡 이상 작곡했다는 슈베르트의 방대한 음악 세계와 삶을 진지하게 마주할 기회다.
축제는 위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김재원)의 슈베르트 교향곡 5번과 8번 ‘미완성’ 연주로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매주 수요일에는 피아니스트 김정자 김도현 정지원 문지영이 차례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독주곡을 연주하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슈베르트의 ‘포핸즈’ 곡을 월요일마다 들려준다.
슈베르트의 실내악곡 연주도 만나볼 수 있다. 한수진(바이올린), 강승민(첼로), 문지영(피아노)이 선보이는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2번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날에는 낮 12시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21곡)을 릴레이로 연주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전체 연주에 10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줄라이 페스티벌에는 어려운 시기 속에 작곡가 시리즈와 생중계를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2020년 베토벤 이후로 페스티벌의 주제는 브람스(2021), 버르토크(2022)를 거쳐 슈베르트(2023)로 이어지고 있다. 생중계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진행돼 왔다.
레너드 번스타인 집중 탐구
‘한국의 BBC 프롬스’를 내건 롯데문화재단의 최대 페스티벌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이 8월 11~20일 열린다. 올해는 베를린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이자 지휘자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예술감독을 맡아 화제가 됐다. 오텐자머는 현재 클래식 레볼루션과 스위스 뷔르겐스토크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축제 개막 5개월 전부터 프로그램북 인사말을 준비하는 등 축제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2020년 신설된 클래식 레볼루션은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이룬 런던의 BBC 프롬스처럼 클래식 공연계에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첫해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와 피아졸라’, 2022년 ‘멘델스존과 코른골트’ 등 특정 작곡가의 음악을 집중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교향곡과 협주곡뿐 아니라 체임버 뮤직 데이를 통해 실내악 공연까지 다룬다.
이번 페스티벌 주제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 그의 작품에는 재즈의 영향이 반영됐고, 북미와 남미의 그루브가 등장한다.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춤곡’으로 축제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번스타인에게 영향을 준 브람스의 작품을 비롯해 번스타인의 친구이자 스승 그리고 그들의 작품에 큰 영향을 준 슈만, 거슈윈, 차이콥스키, 말러, 드보르자크의 작품도 포함됐다.
실내악을 선보이는 체임버 뮤직 콘서트 데이는 예술감독이자 클라리네티스트인 오텐자머를 비롯해 레이 첸(바이올린), 윤홍천(피아노), 한재민(첼로), 조진주(바이올린), 김사라(비올라)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외에도 신창용(피아노), 김유빈(플루트), 황수미(소프라노) 등 전 세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가 대거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예술감독인 오텐자머가 지휘와 협연을 함께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최다은/김수현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