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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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형문화유산 '한지(韓紙) 기술'과 '인삼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문화재청은 '한지, 전통 지식과 기술'(가칭)을 202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2년 뒤인 2026년 신청 대상으로는 '인삼 문화: 자연과 가족(공동체)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문화'가 올랐다.

문화재청은 내년 3월 말까지 '한지, 전통 지식과 기술'의 등재 신청서를 작성해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청 대상에 오른 후보들은 6개월 동안 각 나라가 추천한 전문가들과 인가 비영리단체(NGO)의 평가 및 권고를 거치게 된다. 최종 등재 여부는 2026년 개최되는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제21차 정부 간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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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는 한국 전통 방식으로 만든 종이다. 닥나무와 황촉규(黃蜀葵·닥풀)를 주재료로 해 장인의 숙련된 기술을 거쳐 완성된다. 증기로 쪄낸 닥나무 껍질을 말린 흑피(黑皮)를 흐르는 물에 씻어 백피(白皮)로 만들고, 잿물로 삶고 두드린 뒤 채로 건져 건조하는 공법을 거친다.

한지의 품질은 고려시대부터 명성이 높았다. 종이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도 제일 좋은 종이를 '고려지(高麗紙)'로 칭한 걸로 전해진다. 송나라 손목(孫穆)은 <계림유사(鷄林類事)>에서 "고려의 닥종이는 빛이 희고 윤이 나서 사랑스러울 정도"라고 극찬했다.

문화재청은 '한지, 전통 지식과 기술'을 두고 "과거 농촌 단위에서 한지를 제작해온 전통이 오늘날 마을 내 사회적 협동조직의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공동체 문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집필 도구의 용도를 넘어서 문화유산의 보수와 수리, 인형·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된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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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그 다음 후보를 올릴 수 있는 해인 2026년 신청 대상으로는 '인삼 문화'가 거론됐다. 문화재청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인삼을 주고받는 행위가 한국 사회의 전통 가치인 '효' 및 가족 문화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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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전통 지식과 기술'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 한국은 총 23건의 등재 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현재 한국은 2001년 처음 등재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부터 지난해 이름을 올린 '한국의 탈춤'까지 총 22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 중이다. 중국(36건), 튀르키에·프랑스(각 23건)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수다.

이번에 등재신청 대상에 오른 두 건의 무형유산은 문화재청이 지난 3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 공모를 통해 접수한 총 14건 중에서 선별됐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의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두 무형유산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전 세계에 그 의미와 가치를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