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미중 갈등 극복 위해 일본 포함 '제4의 경제블록 필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한상의 제주포럼 '경영인 콘서트'
인공지능(AI) 시대에 변화 속도 빨라
적임자 찾아 맡기는 게 중요
"SK그룹도 '멀티 회장' 체제 고민"
인공지능(AI) 시대에 변화 속도 빨라
적임자 찾아 맡기는 게 중요
"SK그룹도 '멀티 회장' 체제 고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미·중 갈등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제4의 경제블록'을 제시했다. 일본과 손잡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은 경제블록을 만들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경영인 콘서트'에서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상시화될 수 있다"며 "국가라는 단일 개념에서 벗어나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콘서트는 송재용 서울대학교 교수 사회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 등이 참석해 기업 경영전략과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등에 대해 토론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중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고 있는 변화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냉전 이후 30여년 동안 이어진 전 세계 단일 시장이 또다시 쪼개질 위기에 처해 대한민국이 생존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기존과 다른 생존 해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국가라는 개념에 묶여 있으면 우리나라는 가장 불리한 곳에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이웃 나라 일본과 우선 파트너가 되면 전체 7조 달러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이후 다른 아시아 시장과 또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국, EU와 대항할 수 있는 '메가 블록'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현재 한국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의 경제블록을 통해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저출산, 저성장과 같은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들도 시각을 다르게 보면 전혀 다른 해법이 있다"며 "제4의 경제블록 속에서는 저성장 같은 고질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 경제적 강요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전략과 별도로 기업들도 지정학적 변동에 따른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최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이제 시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고객과 기업이 1대1 관계를 맺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내 친구가 몇십만 명이 된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SNS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 과정에서 AI 같은 신기술을 도구로써 이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만드는 게 CEO의 역할이자 숙제"라고 말했다.
경영 체계에 대한 변화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왜 CEO는 한명일 필요가 없다"며 "내가 잘하지 못하는 문제를 만나면 결국 내가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K그룹도 CEO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C 레벨이 한 팀이 돼 경영하는 C팀이 있다"며 "이제 회장을 어떻게 바꾸고 멀티 회장을 어떻게 할지, 장단점이 뭔지 등을 찾아서 변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 한국기업의 방향에 대해선 "중국 시장에서 우리가 큰 변화 없이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 끝나가는 시기"라며 "중국이 경쟁자로 부상해서 우리 것을 뺏어가는 상황에서, 이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최 회장은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경영인 콘서트'에서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상시화될 수 있다"며 "국가라는 단일 개념에서 벗어나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콘서트는 송재용 서울대학교 교수 사회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 등이 참석해 기업 경영전략과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등에 대해 토론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중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고 있는 변화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냉전 이후 30여년 동안 이어진 전 세계 단일 시장이 또다시 쪼개질 위기에 처해 대한민국이 생존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기존과 다른 생존 해법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국가라는 개념에 묶여 있으면 우리나라는 가장 불리한 곳에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이웃 나라 일본과 우선 파트너가 되면 전체 7조 달러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이후 다른 아시아 시장과 또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국, EU와 대항할 수 있는 '메가 블록'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현재 한국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의 경제블록을 통해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저출산, 저성장과 같은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들도 시각을 다르게 보면 전혀 다른 해법이 있다"며 "제4의 경제블록 속에서는 저성장 같은 고질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 경제적 강요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전략과 별도로 기업들도 지정학적 변동에 따른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최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이제 시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고객과 기업이 1대1 관계를 맺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내 친구가 몇십만 명이 된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SNS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 과정에서 AI 같은 신기술을 도구로써 이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만드는 게 CEO의 역할이자 숙제"라고 말했다.
경영 체계에 대한 변화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왜 CEO는 한명일 필요가 없다"며 "내가 잘하지 못하는 문제를 만나면 결국 내가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SK그룹도 CEO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C 레벨이 한 팀이 돼 경영하는 C팀이 있다"며 "이제 회장을 어떻게 바꾸고 멀티 회장을 어떻게 할지, 장단점이 뭔지 등을 찾아서 변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 한국기업의 방향에 대해선 "중국 시장에서 우리가 큰 변화 없이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 끝나가는 시기"라며 "중국이 경쟁자로 부상해서 우리 것을 뺏어가는 상황에서, 이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