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엔 위스키"…작년 한국 위스키 소비 증가율, 세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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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위스키 소비량 전년 대비 46% 증가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 기록
72% 주세가 성장 걸림돌로 꼽혀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 기록
72% 주세가 성장 걸림돌로 꼽혀
지난해 한국의 위스키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소비가 확산하며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리서치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한국 위스키 소비량은 전년 대비 45.9% 증가한 1420만ℓ였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세계 위스키 소비량 증가율 평균은 8.5%로 집계됐다.
올해도 위스키 소비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주류 소매업체인 위스키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한국의 위스키 주문량은 지난 5년간 91%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의 증가율은 15%에 불과했다. 던 데이비스 위스키익스체인지 구매담당자는 "한국은 위스키 강국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명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스키 소비량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1인당 최대 명품 소비국에 등극했다. 고급 주류인 위스키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명품처럼 위스키 소비를 SNS에 인증하는 문화도 확산했다. 고급 위스키인 로얄살루트 빈병은 중고시장에서 7만~8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한국 MZ세대(1980년~2000년 초 출생)를 중심으로 위스키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시간 폭음하는 문화를 위스키가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써니 문 유로모니터 리서치매니저는 "한국에선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자리 잡으며 위스키 수요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위스키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위스키 수입사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위스키 발렌타인을 수입·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 이상 늘었다. 발베니·글렌피딕을 유통하는 윌리엄그랜드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위스키 브랜드는 앞다퉈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인 아드벡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위스키 시음 행사를 개최했다. 발베니는 2021년에 이어 올해 발베니 바를 열었다.
다만 한국의 주세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1968년부터 위스키에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책정하는 '종가세'를 적용했다. 수입 위스키의 경우 관세 20%를 부과한 뒤 종가세에 따라 주세 72%를 매긴다. 여기에 교육세(30%), 부가가치세(10%)도 붙는다. 출고가의 130%가량이 세금으로 붙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주세 부과방식을 기존의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종량세는 알코올 도수와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과세 방식이다. 정부는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2020년부터 맥주에 한해 종량세를 적용했다. 지난해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백서를 통해 위스키 수요 확대에 맞춰 종량세 확대를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주세 평균은 20%대에 달한다. 38개국 중 30여국이 주세로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위스키 과세 방식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꿀 경우 주세는 기존 72%에서 10% 아래로 낮아진다. 다만 서민 주류인 소주에 대한 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때문에 정부가 쉽사리 증류주에 대한 과세 방식을 개정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증류주 과세 방식을 바꾸게 되면 2015년 담뱃세를 높였을 때처럼 여론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리서치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한국 위스키 소비량은 전년 대비 45.9% 증가한 1420만ℓ였다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세계 위스키 소비량 증가율 평균은 8.5%로 집계됐다.
올해도 위스키 소비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주류 소매업체인 위스키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한국의 위스키 주문량은 지난 5년간 91%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의 증가율은 15%에 불과했다. 던 데이비스 위스키익스체인지 구매담당자는 "한국은 위스키 강국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명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스키 소비량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1인당 최대 명품 소비국에 등극했다. 고급 주류인 위스키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명품처럼 위스키 소비를 SNS에 인증하는 문화도 확산했다. 고급 위스키인 로얄살루트 빈병은 중고시장에서 7만~8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한국 MZ세대(1980년~2000년 초 출생)를 중심으로 위스키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장시간 폭음하는 문화를 위스키가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써니 문 유로모니터 리서치매니저는 "한국에선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자리 잡으며 위스키 수요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위스키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위스키 수입사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위스키 발렌타인을 수입·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 이상 늘었다. 발베니·글렌피딕을 유통하는 윌리엄그랜드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위스키 브랜드는 앞다퉈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인 아드벡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위스키 시음 행사를 개최했다. 발베니는 2021년에 이어 올해 발베니 바를 열었다.
다만 한국의 주세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1968년부터 위스키에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책정하는 '종가세'를 적용했다. 수입 위스키의 경우 관세 20%를 부과한 뒤 종가세에 따라 주세 72%를 매긴다. 여기에 교육세(30%), 부가가치세(10%)도 붙는다. 출고가의 130%가량이 세금으로 붙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주세 부과방식을 기존의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종량세는 알코올 도수와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과세 방식이다. 정부는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2020년부터 맥주에 한해 종량세를 적용했다. 지난해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백서를 통해 위스키 수요 확대에 맞춰 종량세 확대를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주세 평균은 20%대에 달한다. 38개국 중 30여국이 주세로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위스키 과세 방식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꿀 경우 주세는 기존 72%에서 10% 아래로 낮아진다. 다만 서민 주류인 소주에 대한 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때문에 정부가 쉽사리 증류주에 대한 과세 방식을 개정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증류주 과세 방식을 바꾸게 되면 2015년 담뱃세를 높였을 때처럼 여론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