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수요예측 대박' 버넥트 상장 첫날 따따블 가나…오버행 이슈도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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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버넥트, 투자포인트 살펴보니…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 상단 초과…오버행 우려도 차단

상장 첫날 초기 투자자 주식 유통 물량 17%대 수준…자발적 보호예수
다만 한달 뒤엔 보호예수 대부분 풀려…실적 추정치 변수도
사진=버넥트
사진=버넥트
버넥트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박을 터트리자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상승하는 이른바 '따따블'을 달성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공모주 제도 개편에 따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공모가 대비 최대 4배로 늘어났죠. 시장에선 버넥트가 기업공개(IPO) 흥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벤처캐피탈(VC) 등 초기 투자자들이 대거 지분락업(보호예수)에 동참해 대량 매각 대기 물량(오버행) 우려를 차단하면서죠.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버넥트는 이날부터 이틀간 확정된 공모가(1만6000원)를 토대로 일반 청약에 나섭니다. 버넥트는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 기관 1930개가 참여, 경쟁률 1824.09대 1을 기록했습니다. 공모가도 희망범위(1만1500~1만3600원) 상단을 초과했죠.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307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739억원입니다. 오는 2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죠. 주관사는 대신증권입니다.

공모주 상장 첫날 유통물량 중요…버넥트는?

2016년 설립된 버넥트는 원격 협업, 콘텐츠 제작 등에 쓰이는 자체 개발 산업용 확장현실(XR)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삼성전자,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죠. 이 회사는 산업 환경에 맞춰 XR 콘텐츠를 설계부터 제작, 그리고 교육까지 전담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공모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요예측 흥행 여부와 더불어 상장 첫날 주식 유통물량입니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을수록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죠. 통상 시장에선 상장 당일 출회 가능한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25% 수준이면 상장 날 주가가 급락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여깁니다.

버넥트의 경우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이 약 35%입니다. 시장의 눈높이보단 유통 물량이 많지만, 그럼에도 버넥트는 오버행 우려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배경에는 초기 투자자들의 자발적 보호예수 때문이죠.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버넥트의 상장 주식 1086만9600주 가운데 45.92%인 499만2000주를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28.08%를 보호예수로 설정함에 따라 상장 첫날 시장에 풀리는 초기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17.84%입니다. 이는 최근에 상장한 XR업체 이노시뮬레이션의 초기 투자자들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32.72%)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죠. 이노시뮬레이션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33% 넘게 올랐습니다.

다만 상장 한 달 뒤에는 버넥트의 상황도 달라집니다. 초기 투자자 중 유일하게 보호예수 6개월을 설정한 한화(지분율 8.25%)를 제외한 다른 투자자들의 보호예수 기간은 1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상장 한 달 뒤엔 20%가량의 주식이 시장에 더 풀린다는 의미입니다.

2025년 실적으로 공모가 산정…주의할 점은?

버넥트는 기술특례를 통해 IPO에 나섰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의 추정 매출을 근거로 기업 밸류에이션을 산정했죠. 특히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치며 22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이는 정정 전과 대비해 4%가량 늘어난 수준이죠. 추정 실적을 높일 수 있던 배경으로는 계약 달성률이 꼽힙니다. 회사 측은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통해 라이선스와 솔루션 계약달성률 모두 8~9%포인트씩 상승을 전망, 향후 매출도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실적 추정치가 늘어났음에도 기업가치는 오히려 100억원가량 줄여 1835억원으로 수정했습니다. 정정 전 기업가치 평가액은 1968억원이었죠. 실적을 높인 만큼 연 할인율도 5%포인트 올려 20%를 적용했습니다. 평가된 주당 가치에 할인율을 높임에 따라 정정 전과 같은 공모가 희망범위(1만1500~1만3600원)를 산출하게 됩니다.
[마켓PRO] '수요예측 대박' 버넥트 상장 첫날 따따블 가나…오버행 이슈도 최소화
XR 컨설팅 산업이 초기 단계인 탓에 부진한 수익성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버넥트는 아직까지 연간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도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죠. 이에 누적 결손금은 연결기준 231억원에 달합니다.

버넥트가 이번에 공모가 산정에서 활용한 추정 실적은 2025년(매출액 229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추정)입니다. 증시에 입성한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제시한 목표 실적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버넥트도 이러한 부담에서 자유롭진 못합니다. 대내외 변수에도 쉽게 흔들리는 것이 특례기업의 실적이기 때문이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특례 상장사의 경우 추정 손익계산서를 토대로 공모가를 산정하다 보니 거품이 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래 성장성을 보고 특례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실적 추이를 매 분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