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신의 탑' 옥외광고 사진=넷마블
넷마블 '신의 탑' 옥외광고 사진=넷마블
중국의 판호 발급이 불투명해지며 넷마블이 개인 투자자들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작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넷마블의 주가는 4만8650원에 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지난 4월 기록했던 연고점(7만3300원)에 비해선 33.6% 낮은 수준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넷마블을 집중적으로 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4월부터 전 거래일까지 기관은 넷마블을 65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약 500억원, 124억원을 순매수했다.

넷마블의 주가가 4월께 고점을 찍은 배경엔 판호가 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으로, 중국 업체에 발급하는 내자판호와 외국 게임이 대상인 외자판호로 구분된다. 지난해 12월과 3월 중국 정부는 한국산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당시 넷마블은 총 4종의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받았다.

3월 이후 판호가 발급되지 않아 관련 기대감은 낮아졌고, 넷마블 주가도 하락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개월 만에 외자판호가 발급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 발급되지 않아 외자판호의 규칙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당초 넷마블의 게임이 중국에 진출해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판호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목표주가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모두의 마블 2' 등 신작이 출시됐지만 흥행에 실패해 매출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향후 출시될 신작과 관련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 1분기 28억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 2분기 38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마블의 수집형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사진=넷마블
넷마블의 수집형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사진=넷마블
또 다른 악재도 기다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넷마블의 유동시가총액이 컷오프(기준점) 부근에 머물러 있어 주가 추이에 따라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안타증권도 넷마블이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편출종목들은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MSCI는 다음 달 11일 새로운 편입·편출 종목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의 실적과 주가가 회복되려면 신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넷마블은 오는 26일 출시하는 기대 신작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예약자들에게 11만9000원 상당의 패키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 매출 4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메가 히트작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작 출시가 예정돼있어 상승 동력(모멘텀)은 풍부하다고 판단되지만, 주가가 상승하려면 결국 실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마블 자체 지식재산(IP)인 '세븐나이츠', '그랜드크로스'가 흥행하는 것이 넷마블에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크로스는 8월, 세븐나이츠는 9월 출시 예정이다.

오동환 연구원은 "하반기 시작이 대거 출시되지만 중요한 건 흥행 비율"이라며 "원작 IP의 인지도가 높은 '나혼자만 레벨업'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웹툰 원작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4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넷마블의 중국 진출작 '신석기시대'가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 기반 중국 진출작 '신석기시대'가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7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출시된 이후 약 보름만이다. 넷마블은 현재 서비스 중인 '샵타이탄'과 ‘신석기시대’를 비롯해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와 '일곱 개의 대죄', 'A3: 스틸얼라이브' 등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현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