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보름간 식품·유통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아스파탐의 유해성 논란이 세계보건기구(WHO)와 WHO 및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의 발표로 일단락됐다.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는 하지만, 현 하루 섭취량 기준엔 문제가 없다’는 게 요지다.

아스파탐 공포 일단락에도…"소비자 민감, 신제품서 뺄 것"
영세 업체가 몰려있는 막걸리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자본 규모가 큰 대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대체 감미료를 찾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칠성음료는 그간 대표적 ‘아스파탐 음료’로 거론돼온 ‘펩시제로’의 아스파탐 함량이 JECFA의 하루섭취 허용량보다 훨씬 적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14일 내놨다. JECFA가 현행 하루 섭취량 기준(체중 1㎏당 40㎎)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이후 보름간 국내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기업 중 한 곳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적 아스파탐 함유 음료로 꼽히는 펩시제로의 국내 사업자다.

대부분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막걸리 업체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 등록된 막걸리 업체 752곳 중 90%가량은 연매출 1억원 이하의 영세 사업자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들이 기존 제품에서 아스파탐을 빼고 새로운 첨가물을 넣어 안정화하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스파탐 ‘손절’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기업도 많다. 오리온과 크라운 등 제과 업체들은 일부 스낵에 들어간 아스파탐을 대신할 감미료 개발에 들어가 수개월 내에 새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아스파탐 대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안전성에 관해선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아스파탐을 빼겠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공감미료를 대신할 천연감미료 시장이 커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삼양사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제조하고 있는 가운데 대상도 연내 알룰로스 생산에 뛰어들 계획이다.

하수정/양지윤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