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방공사 열흘 만에 무너졌다…공무원들 14시간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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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는 예고된 인재
미호천 범람 예고됐지만…하루 지나서야 주민 대피 시작
이마저도 지하차도 등은 손도 못대
배수 펌프도 오작동
미호천 범람 예고됐지만…하루 지나서야 주민 대피 시작
이마저도 지하차도 등은 손도 못대
배수 펌프도 오작동
지난 15일 사흘 동안 내린 집중 호우로 충북 청주 오송읍 미호천이 범람해 9명이 사망하고 사망하고 11명이 실종하는 일이 벌어졌다. 생존자 중 일부는 빠르게 차오르는 물 위를 헤엄쳐 나오거나 차를 급히 돌려 빠져나왔지만 대부분은 물속에 잠겨 사망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1분에 8만ℓ의 물을 빼내고 있다”며 “다만 모래 때문에 배수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배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다보니 흙탕물에 잠수부 30여명이 들어가 실종자와 생존자를 확인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16일 오후께엔 성인이 걸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빠진다고 했지만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은 모두 15대다. 일부는 물이 차오르자 지하차도 안에서 차를 돌려 역주행 또는 후진으로 탈출했지만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은 그대로 갇혀 있다. 잠깐의 선택이 생과 사를 가른 것이다.
미호천이 범람한 뒤 지하차도에 6만t의 물이 들어찬 시간은 불과 2분에 불과했다. 한 생존자는 “버스 지붕 위에서 버티다 헤엄을 쳐서 나왔다”고 말했다.
금강홍수통제소에서 지자체를 통해 첫 재난 안내 문자를 발송한 시점은 지난 14일 오후 5시15분다. 이 문자는 15일 오전 4시5분에도 또다시 보내졌다. 다만 “홍수 경보로 침수 및 범람 우려가 있으니 피해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모호한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행동 요령 등은 따로 없었다.
흥덕구청 관계자는 “오전 6시 31분 금강홍수통제소에서 미호천교 수위가 심각 단계에 도달했다고 다시 알렸다”며 “다만 구체적인 행동 요령은 없고 각 지자체 메뉴얼에 따라 주민을 통제하고 대피시키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시청과 구청 직원들은 오전 7시가 넘어서야 현장 확인을 시작했다. 현장을 확인한 직원들은 심각성은 인지하고 주민 대피를 위해 각 이장들에게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 첫 재난 안내 문자가 온지 약 14시간 만이었다.
이마저도 침수된 지역이 많아 제2 궁평지하차도 등엔 도로 통제나 대피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강내면 등 11곳이 침수된 상황이고 구청 직원들도 해당 지역에 나가 있었다”며 “지하차도 등엔 일손이 못미쳤다”고 말했다.
미호천 범람 과정에서 지하차도 통제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청 관계자는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시청 대중교통과에선 사고 상황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자의적으로 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시간당 최대 83㎜의 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이지만 전날 오전 지하차도가 침수되던 순간엔 작동하지 않았다. 인근 하천인 미호천서 범람한 물이 한꺼번에 지하차도로 밀려 들어오면서 배수펌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선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배전반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충북도청 도로관리사업소 측은 “해당 시설이 2019년에 만들어진 후로 고장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손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왜 배수펌프 오작동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해당 대책을 발표하면서 침수 위험 시설의 범위를 넓히긴 했지만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정하거나 △지자체 요청에 따라 행안부장관이 정하는 곳으로 모호하게 정해놨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법령을 개정하는 과정이어서 올해엔 특별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마무리된 미호천 제방 공사도 부실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해당 공사는 집중 호우로 인한 범람을 막겠다며 수개 월 동안의 공사 끝에 지난 7일 끝났다. 하지만 열흘 만에 다시 무너져 부실 공사 의혹을 받고 있다.
청주=이광식/조철오 기자
늦어지는 배수 작업
16일 오후 6시 소방 당국은 지하도로 사고 현장에서 흙탕물을 연신 빼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성인 머리 높이 이상의 물이 차 있었다. 지하차도 인근은 소방당국이 투입한 구명보트와 배수 펌프, 잠수부 등이 서로 얽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소방당국 관계자는 “1분에 8만ℓ의 물을 빼내고 있다”며 “다만 모래 때문에 배수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배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다보니 흙탕물에 잠수부 30여명이 들어가 실종자와 생존자를 확인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16일 오후께엔 성인이 걸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빠진다고 했지만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
지하차도에 갇힌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은 모두 15대다. 일부는 물이 차오르자 지하차도 안에서 차를 돌려 역주행 또는 후진으로 탈출했지만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은 그대로 갇혀 있다. 잠깐의 선택이 생과 사를 가른 것이다.
미호천이 범람한 뒤 지하차도에 6만t의 물이 들어찬 시간은 불과 2분에 불과했다. 한 생존자는 “버스 지붕 위에서 버티다 헤엄을 쳐서 나왔다”고 말했다.
14시간 동안 우왕좌왕한 지자체
미호천이 범람 위기에 있었던 지난 14일 오후부터 도청과 시청, 구청 직원들은 제대로된 메뉴얼없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금강홍수통제소에서 지자체를 통해 첫 재난 안내 문자를 발송한 시점은 지난 14일 오후 5시15분다. 이 문자는 15일 오전 4시5분에도 또다시 보내졌다. 다만 “홍수 경보로 침수 및 범람 우려가 있으니 피해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모호한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행동 요령 등은 따로 없었다.
흥덕구청 관계자는 “오전 6시 31분 금강홍수통제소에서 미호천교 수위가 심각 단계에 도달했다고 다시 알렸다”며 “다만 구체적인 행동 요령은 없고 각 지자체 메뉴얼에 따라 주민을 통제하고 대피시키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시청과 구청 직원들은 오전 7시가 넘어서야 현장 확인을 시작했다. 현장을 확인한 직원들은 심각성은 인지하고 주민 대피를 위해 각 이장들에게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 첫 재난 안내 문자가 온지 약 14시간 만이었다.
이마저도 침수된 지역이 많아 제2 궁평지하차도 등엔 도로 통제나 대피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강내면 등 11곳이 침수된 상황이고 구청 직원들도 해당 지역에 나가 있었다”며 “지하차도 등엔 일손이 못미쳤다”고 말했다.
미호천 범람 과정에서 지하차도 통제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청 관계자는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시청 대중교통과에선 사고 상황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자의적으로 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지하차도 배수펌프 오작동
지하차도 내부에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 안에는 분당 3t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배수펌프가 4개가 있다. 2019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만들었다. 이에 대한 위탁 관리는 도청이 맡고 있다.시간당 최대 83㎜의 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설이지만 전날 오전 지하차도가 침수되던 순간엔 작동하지 않았다. 인근 하천인 미호천서 범람한 물이 한꺼번에 지하차도로 밀려 들어오면서 배수펌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선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배전반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충북도청 도로관리사업소 측은 “해당 시설이 2019년에 만들어진 후로 고장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손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왜 배수펌프 오작동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침수 대책 나왔지만 무용지물
행정안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지하공간 침수 방지 대책’도 무용지물이었다. 행안부는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관련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지하공간 침수 방지 제도개선 전담팀’을 만들고 해당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지하차도는 포함되지 않았다.정부가 해당 대책을 발표하면서 침수 위험 시설의 범위를 넓히긴 했지만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정하거나 △지자체 요청에 따라 행안부장관이 정하는 곳으로 모호하게 정해놨다.
행안부 관계자는 “아직 법령을 개정하는 과정이어서 올해엔 특별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마무리된 미호천 제방 공사도 부실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해당 공사는 집중 호우로 인한 범람을 막겠다며 수개 월 동안의 공사 끝에 지난 7일 끝났다. 하지만 열흘 만에 다시 무너져 부실 공사 의혹을 받고 있다.
청주=이광식/조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