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제주맥주 "인력 40%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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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트렌드 변화에 타격
편의점 공략했던 수제맥주 기업
'홈술' 약화·日맥주 부활에 위축
1분기 적자, 전년 대비 40% 커져
'곰표'맥주 위탁제조 등 안간힘
편의점 공략했던 수제맥주 기업
'홈술' 약화·日맥주 부활에 위축
1분기 적자, 전년 대비 40% 커져
'곰표'맥주 위탁제조 등 안간힘
국내 최초의 수제맥주 상장사(코스닥시장) 제주맥주가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코로나19 엔데믹 국면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시작된 위기가 심화한 결과다.
최근 수년간 제주맥주의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지난 1분기 매출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39.3% 늘었다. 제주맥주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72억원에서 지난해 116억원으로 불어났다. 제주맥주의 실적이 악화한 근본적 이유로는 국내 주류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대형 주류업체들이 장악한 식당 등 유흥시장을 피해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한 가정용 시장 공략에 주력해왔다.
2019년 무렵부터 일본산 맥주가 빠진 편의점 냉장고 빈자리를 채우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제주맥주는 이를 기반으로 2021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2021년께부터 ‘홈술’ 열풍이 약해지고 일본 맥주가 다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수제맥주 업계가 지나치게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남발한 게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많다. 그 결과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수제맥주에서 이탈해 위스키와 증류주로 빠르게 옮겨 갔다.
코로나19 기간 급격히 상승한 원·부재료 가격도 부담을 키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맥주의 원재료인 대맥(보리)의 올해 국제 평균 가격은 t당 321.1호주달러로 2021년(251.8호주달러)과 비교해 27.6% 올랐다.
또 다른 수제맥주사 세븐브로이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45억원으로 전년 동기(95억원)보다 47.9%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5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83.3% 쪼그라들었다.
이런 와중에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한 ‘곰표밀맥주’의 판매권리를 제주맥주에 빼앗기는 치명상까지 입었다. ‘곰표’의 상품권은 대한제분이 갖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제분에서 수주한 곰표밀맥주 위탁제조도 본격화한다. 이 제품은 경쟁사인 세븐브로이가 2020년부터 제조해 주로 편의점을 통해 유통했다.
6000만 캔이 팔리며 편의점 업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부상한 만큼 안정적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자체 분석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임직원 희망퇴직 결정은 한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턴어라운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16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제주맥주는 지난 12일 전체 임직원(1분기 공시 기준 직원 수 125명)의 40%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다. 제주맥주는 희망퇴직 신청자들에게 근속 연수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사정이 나아진 뒤 인력을 다시 충원할 경우 재입사 지원 등의 보상안도 마련했다. 대표이사 급여도 전액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수년간 제주맥주의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지난 1분기 매출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39.3% 늘었다. 제주맥주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72억원에서 지난해 116억원으로 불어났다. 제주맥주의 실적이 악화한 근본적 이유로는 국내 주류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대형 주류업체들이 장악한 식당 등 유흥시장을 피해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한 가정용 시장 공략에 주력해왔다.
2019년 무렵부터 일본산 맥주가 빠진 편의점 냉장고 빈자리를 채우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제주맥주는 이를 기반으로 2021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2021년께부터 ‘홈술’ 열풍이 약해지고 일본 맥주가 다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수제맥주 업계가 지나치게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남발한 게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많다. 그 결과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수제맥주에서 이탈해 위스키와 증류주로 빠르게 옮겨 갔다.
코로나19 기간 급격히 상승한 원·부재료 가격도 부담을 키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맥주의 원재료인 대맥(보리)의 올해 국제 평균 가격은 t당 321.1호주달러로 2021년(251.8호주달러)과 비교해 27.6% 올랐다.
또 다른 수제맥주사 세븐브로이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45억원으로 전년 동기(95억원)보다 47.9%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5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83.3% 쪼그라들었다.
이런 와중에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한 ‘곰표밀맥주’의 판매권리를 제주맥주에 빼앗기는 치명상까지 입었다. ‘곰표’의 상품권은 대한제분이 갖고 있다.
부활 가능할까
제주맥주는 본업과 연관된 분야로 다각화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달 외식 브랜드 ‘달래해장’을 운영하는 달래에프앤비 인수를 발표한 게 그 일환이다. 달래해장 매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만큼 기존의 수제맥주 사업과 시너지가 날 것이란 게 제주맥주 경영진의 생각이다.지난 5월 대한제분에서 수주한 곰표밀맥주 위탁제조도 본격화한다. 이 제품은 경쟁사인 세븐브로이가 2020년부터 제조해 주로 편의점을 통해 유통했다.
6000만 캔이 팔리며 편의점 업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부상한 만큼 안정적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자체 분석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임직원 희망퇴직 결정은 한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턴어라운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