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우크라 전격 방문…"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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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서 젤렌스키와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를 지난 15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전시 상황에서, 또 향후 재건 과정에서 양국이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어 윤 대통령이 방문을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을 방문해 초청 의사를 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같은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직접 초청했다.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이 임박하자 우크라이나는 외교채널을 통해 다시 방문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 연대하고, 전체주의 세력의 폭력에는 함께 맞서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외교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에서 “저와 우리 국민은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국권을 회복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고,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번 방문이 종전 이후 시작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1500조~200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6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호우 대응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尹 "드니프로강의 기적 함께 이루자"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군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등을 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른바 ‘평화공식’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방탄복, 헬멧을 비롯한 군수물자와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동 심리치료, 교육 시스템 구축 등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전후 재건 프로젝트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11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되겠다”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국토의 90%를 빼앗기고도 기적적으로 승리하고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의 역사를 언급한 뒤 ‘한강의 기적’ 같은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는 아홉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안보 지원에는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한·우크라이나 협의 △군수물자 지원 확대 및 방위산업 협력 △식량안보 및 에너지안보 관련 국제 기여 확대 등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제안한 평화공식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과 러시아군 철수, 기존 국경 회복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평화공식에 대해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군수물자 지원 확대는 방탄복, 헬멧 등을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인도적 지원은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 지원 확대 △세계은행 등을 통한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우크라이나 아동 심리치료 등으로 구성됐다. 재건 지원에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과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지원 △교육 지원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프로그램 등이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와 전기자동차, 금속제련 분야 등에 대해 우리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방산, 공급망, 기본 인프라와 관련한 자동차 분야, 차세대 배터리, 통신디지털 분야까지 우리 기업의 직접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대해 여러 차례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평화공식 공감’ 발언에 대해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지뢰탐지기 지원을 언급하면서는 “인명을 살릴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어린이놀이터에까지 지뢰를 묻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재건 복구 분야에서 큰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회복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며 “교통, 경제,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바르샤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을 방문해 초청 의사를 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같은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직접 초청했다.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이 임박하자 우크라이나는 외교채널을 통해 다시 방문을 요청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 연대하고, 전체주의 세력의 폭력에는 함께 맞서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외교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에서 “저와 우리 국민은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국권을 회복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고,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번 방문이 종전 이후 시작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1500조~200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6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호우 대응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尹 "드니프로강의 기적 함께 이루자"
양국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러시아군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등을 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른바 ‘평화공식’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방탄복, 헬멧을 비롯한 군수물자와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동 심리치료, 교육 시스템 구축 등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전후 재건 프로젝트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11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되겠다”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국토의 90%를 빼앗기고도 기적적으로 승리하고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의 역사를 언급한 뒤 ‘한강의 기적’ 같은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는 아홉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안보 지원에는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한·우크라이나 협의 △군수물자 지원 확대 및 방위산업 협력 △식량안보 및 에너지안보 관련 국제 기여 확대 등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제안한 평화공식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과 러시아군 철수, 기존 국경 회복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평화공식에 대해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군수물자 지원 확대는 방탄복, 헬멧 등을 지난해보다 올해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인도적 지원은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 지원 확대 △세계은행 등을 통한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우크라이나 아동 심리치료 등으로 구성됐다. 재건 지원에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과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지원 △교육 지원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프로그램 등이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와 전기자동차, 금속제련 분야 등에 대해 우리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방산, 공급망, 기본 인프라와 관련한 자동차 분야, 차세대 배터리, 통신디지털 분야까지 우리 기업의 직접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대해 여러 차례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평화공식 공감’ 발언에 대해 “관심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지뢰탐지기 지원을 언급하면서는 “인명을 살릴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어린이놀이터에까지 지뢰를 묻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재건 복구 분야에서 큰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회복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며 “교통, 경제,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바르샤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