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60억 투자 유치…주목할 상반기 아기유니콘 4곳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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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선정한 '아기유니콘 기업'(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비상장사)으로 51개 회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의 평균 업력은 4.2년이었고, 평균 매출은 약 25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투자 유치 금액은 59억원이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회사가 43.1%(22곳)로 가장 많았습니다. ICT·DNA 기반 플랫폼(19곳), 일반 제조·서비스(10곳) 회사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상반기 아기유니콘 회사 중 분야별로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 4곳을 소개합니다.
키트를 통해 수집된 타액은 이용자의 심리검사지와 함께 병원으로 보내진다. 일주일 정도 분석 과정을 거쳐 정상·관심·경계·위험 등 4단계로 결과를 보여준다. 위험군 환자에겐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회사가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은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뒤 확증임상을 앞둔 상태다. 앞서 3상 임상 시험 결과 진단의 민감도는 100%, 정확도는 92%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석정호 대표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다. 우울증을 20년 넘게 연구해왔다. 친한 친구를 자살로 잃는 등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몸이 아파서, 불치병에 걸려서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안타깝지만, 마음이 아파서 세상을 등지는 경우가 정말 슬프다"며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내가 만든 기술이 사회에 적용되게 하자는 신념을 갖고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한국이 정신건강 분야에 있어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평가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5분의 1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치료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며 "집에서 평가와 치료를 함께 받을 수 있는 기술을 전 세계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와 독자 간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 이 플랫폼의 경쟁력이다. '누구나 창작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실제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채티에서 집필한 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네이버웹툰에 정식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많다보니 플랫폼 안에서 소통도 활발히 이뤄진다. 최 대표는 "작은 팬덤 안에서 소통하는 '커뮤니티성'을 정체성으로 내세웠다"며 "프로 작가의 콘텐츠 유통 채널이라기보다는, 적은 돈을 벌면서 서로의 콘텐츠를 즐기는 커뮤니티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츨신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네이버에서 여러 부문장을 거치며 '포털 네이버'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그가 주목한 건 전문성의 '대중화'다. 기존 전문가들에 의해 구축된 생태계가 일반인들에게도 열렸다는 뜻이다. 그는 "로블록스만 봐도 800만명의 전 세계 개발자가 5000만개 넘는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각 게임의 환경은 블록버스터급에 비하면 열악하겠지만 폭넓은 게임 제작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콘텐츠 창작 플랫폼도 똑같다"고 했다.
아이네블루메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무한 창작'과 '무한 소비'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시했다. 개인 취향을 맞춤형으로 저격하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그 일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품 속 등장인물의 말투와 습관을 그대로 재현한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 솔루션을 대기업 고객사에 납품한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스마트고로에 솔루션을 도입해 고온에서 용광로 내부 쇳물 온도차를 25% 감소시켜 연 647억원을 절감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밖에도 LG화학, SK에너지, 쌍용C&E 등 30개 이상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 운전자들은 바쁜 운전 중심 업무에서 벗어나 모니터링 중심 업무로 전환해 작업의 효울성을 높일 수 있다. 최재식 인이지 대표는 "올해 확정 매출이 20억원을 넘어섰고, 내년에도 51억원이 이미 확정 매출로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AI 분야에서 명망을 갖춘 인물이다. KAIST 설명가능 AI 센터장을 맡고 있다. 2020~2021년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과학기술혁신위원회 AI분과 소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B2B 형태의 산업용 AI 솔루션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세계 산업 AI 시장은 5년 뒤면 지금의 7배 이상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이지는 향후 스마트팩토리 이외의 분야로 사업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예측'이라는 기술을 일상에 녹이는 게 목표다. 최 대표는 "날씨부터 금융까지, 예측을 원하는 기업은 모두 인이지를 찾게 만들고 싶다"며 "다양한 예측 기술을 플랫폼에 녹이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보수적이던 안경 시장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날로그'로 여겨졌던 안경 산업에 숨을 불어넣었다. 성우석 콥틱 공동대표는 "안경은 오래된 아이템이라 흔히 성장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근시 인구도 덩달아 늘어나 매년 7~8%씩 커지는 시장"이라며 "하지만 주된 생산 공정은 대부분 50년 넘게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성 대표는 원래 3D 프린팅 회사를 먼저 창업했다. 플라스틱 파우더 방식의 3D 프린팅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걸 안경을 제작하는 데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이 원래 좋지 않았던 그는 좌우 시력의 균형이 맞지 않는 등 난시 문제를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인이 겹쳤던 안경 프랜차이즈 '알로' 창업자인 박형진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곧 손을 잡았다.
브리즘은 주요 고객층인 3050 남성에서 성장기 청소년과 노인층으로 타깃을 확대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안경은 사람들에게 항상 불편함을 주는 '디스어드밴티지'로 작용했지만, 브리즘을 통하면 안경이 내 몸에 딱 맞아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어드밴티지'로 여겨지게 만드는 게 목표"리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타액으로 우울증 진단... "한국은 정신건강 '후진국'"
상반기 아기유니콘 기업 중 가장 많은 분야를 차지했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마인즈에이아이가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타액을 이용해 우울증 진단을 돕는 키트를 내놨다. 타액 속에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을 분석해 우울증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통상 코르티솔 농도는 아침에 가장 높고 밤에 낮은 양상을 보이는데, 이 때문에 반복적인 측정이 필요하다. 병원에 가서 채혈을 통해 측정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키트를 통해 수집된 타액은 이용자의 심리검사지와 함께 병원으로 보내진다. 일주일 정도 분석 과정을 거쳐 정상·관심·경계·위험 등 4단계로 결과를 보여준다. 위험군 환자에겐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한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회사가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은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뒤 확증임상을 앞둔 상태다. 앞서 3상 임상 시험 결과 진단의 민감도는 100%, 정확도는 92%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석정호 대표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다. 우울증을 20년 넘게 연구해왔다. 친한 친구를 자살로 잃는 등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몸이 아파서, 불치병에 걸려서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안타깝지만, 마음이 아파서 세상을 등지는 경우가 정말 슬프다"며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내가 만든 기술이 사회에 적용되게 하자는 신념을 갖고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한국이 정신건강 분야에 있어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평가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5분의 1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치료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며 "집에서 평가와 치료를 함께 받을 수 있는 기술을 전 세계에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톡' 같은 웹소설... 작가-독자 경계 허물다
K콘텐츠 열풍을 타고 대화형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아이네블루메도 아기유니콘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채티'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한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채팅하듯 대화체로 전개가 이뤄지는 웹소설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누구나 쉽게 소설을 창작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게 특징이다. 최재현 아이네블루메 대표는 "지금까지 500만회, 45만 편의 웹소설이 공개됐는데, 대부분이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이라며 "유입된 이용자 중 20% 정도가 창작을 시도한다"고 귀띔했다.작가와 독자 간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 이 플랫폼의 경쟁력이다. '누구나 창작하고 소비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실제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채티에서 집필한 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네이버웹툰에 정식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많다보니 플랫폼 안에서 소통도 활발히 이뤄진다. 최 대표는 "작은 팬덤 안에서 소통하는 '커뮤니티성'을 정체성으로 내세웠다"며 "프로 작가의 콘텐츠 유통 채널이라기보다는, 적은 돈을 벌면서 서로의 콘텐츠를 즐기는 커뮤니티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츨신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네이버에서 여러 부문장을 거치며 '포털 네이버'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그가 주목한 건 전문성의 '대중화'다. 기존 전문가들에 의해 구축된 생태계가 일반인들에게도 열렸다는 뜻이다. 그는 "로블록스만 봐도 800만명의 전 세계 개발자가 5000만개 넘는 게임을 서비스하는데, 각 게임의 환경은 블록버스터급에 비하면 열악하겠지만 폭넓은 게임 제작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콘텐츠 창작 플랫폼도 똑같다"고 했다.
아이네블루메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무한 창작'과 '무한 소비'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시했다. 개인 취향을 맞춤형으로 저격하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그 일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품 속 등장인물의 말투와 습관을 그대로 재현한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명 가능한 AI가 뜬다
AI 분야에서는 최재식 KAIST 교수가 창업한 인이지가 아기유니콘이 됐다. 2019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해 공정을 최적화하거나 설비의 예지보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의 정체성은 '설명 가능한 AI(XAI)'다. AI가 데이터에 의한 의사결정을 하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인간이 이해할 수 있게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행동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회사는 이 솔루션을 대기업 고객사에 납품한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스마트고로에 솔루션을 도입해 고온에서 용광로 내부 쇳물 온도차를 25% 감소시켜 연 647억원을 절감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밖에도 LG화학, SK에너지, 쌍용C&E 등 30개 이상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 운전자들은 바쁜 운전 중심 업무에서 벗어나 모니터링 중심 업무로 전환해 작업의 효울성을 높일 수 있다. 최재식 인이지 대표는 "올해 확정 매출이 20억원을 넘어섰고, 내년에도 51억원이 이미 확정 매출로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AI 분야에서 명망을 갖춘 인물이다. KAIST 설명가능 AI 센터장을 맡고 있다. 2020~2021년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과학기술혁신위원회 AI분과 소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B2B 형태의 산업용 AI 솔루션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세계 산업 AI 시장은 5년 뒤면 지금의 7배 이상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이지는 향후 스마트팩토리 이외의 분야로 사업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예측'이라는 기술을 일상에 녹이는 게 목표다. 최 대표는 "날씨부터 금융까지, 예측을 원하는 기업은 모두 인이지를 찾게 만들고 싶다"며 "다양한 예측 기술을 플랫폼에 녹이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점을 장점으로... '안경' 혁신 나섰다
일상을 바꾸는 라이프스타일 회사로는 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을 운영하는 콥틱이 꼽혔다. 브리즘은 3차원(3D) 프린팅 기술과 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3D 스캐너를 통해 얼굴 사이즈를 측정하고 1만 명 이상의 안면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후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얼굴 유사성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 안경을 추천해준다. '버추얼 피팅'을 통해 안경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도 있다.회사는 보수적이던 안경 시장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날로그'로 여겨졌던 안경 산업에 숨을 불어넣었다. 성우석 콥틱 공동대표는 "안경은 오래된 아이템이라 흔히 성장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근시 인구도 덩달아 늘어나 매년 7~8%씩 커지는 시장"이라며 "하지만 주된 생산 공정은 대부분 50년 넘게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성 대표는 원래 3D 프린팅 회사를 먼저 창업했다. 플라스틱 파우더 방식의 3D 프린팅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이걸 안경을 제작하는 데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이 원래 좋지 않았던 그는 좌우 시력의 균형이 맞지 않는 등 난시 문제를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인이 겹쳤던 안경 프랜차이즈 '알로' 창업자인 박형진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곧 손을 잡았다.
브리즘은 주요 고객층인 3050 남성에서 성장기 청소년과 노인층으로 타깃을 확대할 계획이다. 성 대표는 "안경은 사람들에게 항상 불편함을 주는 '디스어드밴티지'로 작용했지만, 브리즘을 통하면 안경이 내 몸에 딱 맞아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어드밴티지'로 여겨지게 만드는 게 목표"리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