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코오롱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코오롱 제공
코오롱그룹이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경영 메시지는 ‘이글이글 2023’이다. 높이 날아올라 날카롭게 목표를 낚아채는 독수리의 영어 명칭을 차용했다. 역량을 갈고닦아 위기를 넘어 성공의 기회를 노리자는 의미를 담았다. 코오롱 관계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계열사별로 신사업과 친환경 사업 부문에서 연구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생산을 늘리기 위한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가벼우면서도 강철보다 강하고 5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타이어, 5세대(5G) 광케이블, 방탄, 우주 항공 소재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필수로 쓰인다.

회사는 2017~2020년 3년간 생산량을 기존보다 50% 늘렸다. 이후 24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량을 연 1만5000t 규모로 두 배 더 증가시켰다. 올 하반기 증설 작업이 완료된다. 이번 증설로 생산하는 아라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주력 사업인 타이어 코드에 적용돼 사업 간 시너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다. 2018년 베트남에 공장을 준공한 뒤 추가 투자를 통해 지난해 9월 증설을 마쳤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뼈대 역할을 하는 섬유보강재로 자동차의 안전과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소재다. 이 공장엔 스마트 팩토리 공정을 적용했다. 모든 생산 단계를 분석해 생산 효율성을 개선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 100%, 판매율 100%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 단지를 시공하고, 발전 운영에도 참여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 경주풍력 1·2단지(37.5㎿), 태백 가덕산 1단지(43.2㎿)와 2단지(21㎿)를 운영하고 있다. 양양 만월산(46.2㎿)과 영덕 해맞이(34.4㎿), 영덕 호지마을(16.68㎿) 등 프로젝트도 시공 중이다. 태백 가덕산 1단지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주민참여형 풍력단지다. 회사 관계자는 “민원 하나도 없이 성공적으로 상업 운전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대표적 모범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400㎿ 규모의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해상풍력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유해물질은 포름알데히드가 거의 방출되지 않는 친환경 폴리옥시메틸렌(POM)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각각 50%의 지분으로 합작한 폴리옥시메틸렌(POM) 김천 공장을 완공했다. 기존 생산설비에 더해 세계 최대 규모인 연 15만t의 POM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 제품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인 의료·음용수용 원료 시장까지 진출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배터리 하우징, 충전모듈 등 전기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첨단 소재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