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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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식당의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6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재료를 사서 집에서 직접 해 먹는 비용도 1인분에 9000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초복 전날인 지난 10일 전통시장에서 판매된 생닭, 수삼, 찹쌀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비용이 3만4860원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1인분 기준으로 보면 약 8720원이다.

4인 가족이 집에서 삼계탕을 해 먹는 비용은 지난해 대비 11.2%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2.9%나 뛰었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영계 2kg, 4마리)는 1만9200원으로 전년보다 6.7%, 2019년보다 60% 올랐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과 사육 규모 감소 등에 따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룟값 인상, 이른 폭염과 장마로 인해 양계장 온·습도를 관리하는 에너지 비용이 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밤(50g당 560원)은 재고량이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27.3%, 2019년보다 80.6% 가격이 뛰었다. 대파(300g 1200원)는 장마로 생육 환경이 나빠지면서 전년보다 20%, 2019년보다 50% 가격이 올랐다. 육수용 약재(200g 6000원)는 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인상으로 전년과 2019년보다 각각 50% 비싸졌다.

다만 21일 중복을 앞두고 닭고기 가격은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삼복 중 가장 수요가 몰리는 초복이 지난 데다가 장마 기간이 겹쳐 예상보다 닭고기 소비가 줄었다"며 "비싼 삼계탕보다는 다른 음식들로 수요가 분산되고 고물가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