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노조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기해야"
잇따른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애플페이 등 간편결제 수수료 유료화로 카드사들의 부담이 커지자, 카드사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와 카드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꾸린 카드산업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역시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하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기를 주장했다.

카드사노동조합협회의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카드수수료는 지난 14년간 총 14차례 인하를 거듭해왔다"며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과 TF를 꾸렸지만 지난해 한 차례 회의 한 번 한 것이 전부고 이후로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은 3년에 한 번씩 적격비용 재산정, 즉 자금조달 비용이나 위험관리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원가를 재산정한 뒤 책정된다. 이 수수료율은 지난 10여년간 재산정 때 마다 지속적으로 인하, 현재 국내 전체 90%가 넘는 영세가맹점들이 0.5%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이 잇따라 인하되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1년 카드업계와 함께 카드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TF를 꾸렸다. TF 결과로 원가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올 3분기 내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종우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카드수수료 인하에 최근에는 애플페이 수수료를 시작으로 삼성페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의 유료화까지 검토되고 있다"며 "카드사들은 추가로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재산정 주기를 5년 연장하는 것만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은 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상승, 대손비용 증가와 페이 수수료 부과라는 4중고에 처해있는 카드노동자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라며 "카드수수료 비용항목이 합리적으로 반영된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TF는 카드수수료 인하만을 목표로 한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대책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노조협의회는 이날 애플페이의 수수료율도 지적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단독 파트너십을 통해 애플페이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한 바 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로부터 약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범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수수료율이 0.15%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수수료율이 맞는 지도 의문"이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받고 있는데도 금융당국은 한 마디도 못 하고 '글로벌 호구'의 면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당국은 카드사의 희생만 강요하고, 리스크 관리는 안중에도 없다"며 "결국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와 마케팅 비용을 줄여나가며 리스크 관리를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비난만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국의 제대로 된 개선방안 도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