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택배차·통학 버스, 신규 등록 금지 또 연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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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의원 “2025년 4월로 연기” 발의
차량교체·관리 비용 느는 물류업계 ‘환영’
현대차·기아 고성능 LPG 신모델 곧 출시
환경부, 연기에 부정적 … 법안 통과 미지수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 시점이 1년 넘게 미뤄지는만큼 택배업체와 자체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의 교체 비용 부담을 당분간 덜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다만 소관 부처인 환경부는 내년 1월이면 주요 친환경 차량 모델 개발이 마무리돼 출시된다는 점에서 시행 시점을 더 늦추는 데 부정적이어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 발의 : 홍기원 의원(의원실 : 02-784-2577)
● 어떤 법안이길래
=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택배차량, 어린이 통학버스 신규 등록 등 금지 조치 시행 시점을 2024년 1월에서 2025년 4월로 연기
● 어떻게 영향 주나
=택배업체와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의 친환경 차량 전환 준비 기간 확보
=전기차 매입 시점 지연에 따른 비용 절감
=완성차 제조업체에는 단기간 매출 확대에 부정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기관리권역 내 택배 차량 및 어린이 통학버스의 신규 등록, 증·대차 시 경유차를 금지하는 시점을 오는 2025년 4월 3일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원래 이 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대기관리권역법 시행령에 따른 대기관리권역은 수도권에선 서울·인천(옹진군 제외) 전 지역,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지정돼 있다. 대전과 세종 전 지역과 광주, 부산, 대구, 울산 등도 해당이 된다. 홍 의원이 법 개정을 통해 시행 시기를 늦추려는 건 제반 여건을 고려해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있다.
국회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으로 택배 차량의 96.6%가 경유차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2022년 1월 기준으로 85.3%가 경유 차량이다.
하지만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시행 5개월여를 앞둔 2022년 11월 개정안을 발의해 시행 시점이 내년 1월로 한 차례 늦춰졌다. 당시에도 시행 시점을 늦춘 건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법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경유차를 대체할 차종이 있어야 하는데, 전기차 말고는 없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기차 출고도 늦어졌다. 정치권이 ‘내년 1월‘로 시행 시점을 늦춘 건 전기차 외에 경유차를 대체할 수 있는 고출력 LPG 신모델 차량이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내에 현대차의 봉고, 기아의 포터 LPG 신모델이 출시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 시행 시기가 늦춰지면 그만큼 전기차 인프라가 더 촘촘히 구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류 차량을 직접 관리하는 업체들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당장의 비용 부담도 덜하다. 경유 모델인 기존 현대차 포터2 가격은 1854만~2366만원대다. 하지만 전기차 모델인 현대 포터2 일렉트릭 가격은 4375만~4554만원대다. 기아 봉고의 경유와 전기차 모델 가격차이도 비슷하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LPG 차량의 매입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아무래도 경유차보다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이 한 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수백대를 관리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임 의원안과 홍 의원안은 취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내용도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시행 시기를 언제로 늦추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여야가 두 법안을 묶어 병합 심사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임 의원안만 통과가 됐고 홍 의원안은 계류 중이지만 임 의원안이 사실상 여야 합의로 통과가 됐기 때문에 추가로 홍 의원안을 심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도 곧 고출력 LPG 신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홍 의원이 제안한대로 2025년까지 시행 시기를 늦추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 1월로 시행 시기를 미룬 건 신모델 출시 시점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정안 통과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임 의원안이 통과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법 시행 시점을 홍 의원 제안대로 2025년 4월로 연기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현재 개발 중인 대체 차량 출시 시기에 맞춰 2024년 1월로 유예하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차량교체·관리 비용 느는 물류업계 ‘환영’
현대차·기아 고성능 LPG 신모델 곧 출시
환경부, 연기에 부정적 … 법안 통과 미지수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경유 택배차량과 어린이 통학버스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는 대기관리권역 특별법 개정안 시행 시점을 내년 1월에서 2025년 4월로 늦추는 법안이 발의됐다. 당초 올해 4월이었던 시행 예정 시점이 법 개정을 통해 내년 1월로 늦춰진데 이은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 시점이 1년 넘게 미뤄지는만큼 택배업체와 자체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의 교체 비용 부담을 당분간 덜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다만 소관 부처인 환경부는 내년 1월이면 주요 친환경 차량 모델 개발이 마무리돼 출시된다는 점에서 시행 시점을 더 늦추는 데 부정적이어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 개요
● 호재 예상 기업 : CJ대한통운, 한진, 현대차, 기아● 발의 : 홍기원 의원(의원실 : 02-784-2577)
● 어떤 법안이길래
=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택배차량, 어린이 통학버스 신규 등록 등 금지 조치 시행 시점을 2024년 1월에서 2025년 4월로 연기
● 어떻게 영향 주나
=택배업체와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의 친환경 차량 전환 준비 기간 확보
=전기차 매입 시점 지연에 따른 비용 절감
=완성차 제조업체에는 단기간 매출 확대에 부정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기관리권역 내 택배 차량 및 어린이 통학버스의 신규 등록, 증·대차 시 경유차를 금지하는 시점을 오는 2025년 4월 3일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원래 이 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경유 택배車 등록 금지 ‘24년 1월→25년 4월’
법이 시행되면 기존 경유 차량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또는 경유차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으로 교체해야 한다.대기관리권역법 시행령에 따른 대기관리권역은 수도권에선 서울·인천(옹진군 제외) 전 지역,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지정돼 있다. 대전과 세종 전 지역과 광주, 부산, 대구, 울산 등도 해당이 된다. 홍 의원이 법 개정을 통해 시행 시기를 늦추려는 건 제반 여건을 고려해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있다.
국회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으로 택배 차량의 96.6%가 경유차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2022년 1월 기준으로 85.3%가 경유 차량이다.
법 개정되면 업계별 희비 갈릴듯
대기관리권역 특별법은 시행 시기를 두고 부침을 겪었다. 20대 국회 때인 2019년 3월 특별법 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당시 제반 여건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4년 후인 2023년 4월로 유예했다.하지만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시행 5개월여를 앞둔 2022년 11월 개정안을 발의해 시행 시점이 내년 1월로 한 차례 늦춰졌다. 당시에도 시행 시점을 늦춘 건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법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경유차를 대체할 차종이 있어야 하는데, 전기차 말고는 없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기차 출고도 늦어졌다. 정치권이 ‘내년 1월‘로 시행 시점을 늦춘 건 전기차 외에 경유차를 대체할 수 있는 고출력 LPG 신모델 차량이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내에 현대차의 봉고, 기아의 포터 LPG 신모델이 출시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 시행 시기가 늦춰지면 그만큼 전기차 인프라가 더 촘촘히 구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류 차량을 직접 관리하는 업체들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당장의 비용 부담도 덜하다. 경유 모델인 기존 현대차 포터2 가격은 1854만~2366만원대다. 하지만 전기차 모델인 현대 포터2 일렉트릭 가격은 4375만~4554만원대다. 기아 봉고의 경유와 전기차 모델 가격차이도 비슷하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LPG 차량의 매입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아무래도 경유차보다 많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이 한 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수백대를 관리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개정안 통과될까 … 정부는 부정적
다만 홍 의원안이 국회 상임위 논의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시행 시기를 내년 1월로 늦춘 임 의원안은 지난해 11월, 홍 의원안은 올해 1월 발의가 됐다.정치권 관계자는 “임 의원안과 홍 의원안은 취지가 비슷하기 때문에 내용도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시행 시기를 언제로 늦추느냐 정도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여야가 두 법안을 묶어 병합 심사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임 의원안만 통과가 됐고 홍 의원안은 계류 중이지만 임 의원안이 사실상 여야 합의로 통과가 됐기 때문에 추가로 홍 의원안을 심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도 곧 고출력 LPG 신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홍 의원이 제안한대로 2025년까지 시행 시기를 늦추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 1월로 시행 시기를 미룬 건 신모델 출시 시점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개정안 통과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임 의원안이 통과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법 시행 시점을 홍 의원 제안대로 2025년 4월로 연기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현재 개발 중인 대체 차량 출시 시기에 맞춰 2024년 1월로 유예하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