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절전형 가전 승부수…에어컨·세탁기에 AI 탑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기요금 인상과 ESG에 대한 소비자 인식 확산으로 절전형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하거나 앱으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하는 기능을 적용하는 등 절전 기술을 총출동시키고 있다
[한경ESG] ESG Now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기업이 절전형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고효율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 크다. 기업들은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거나 앱으로 실시간 에너지사용량을 점검하는 기능을 적용하는 등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에어컨과 LG전자 휘센 타워 에어컨은 모두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또는 2등급이다. 에어컨 ‘전기요금 절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다른 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는 소비 전력량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인증 기준보다 20% 적다.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1등급 인증 기준보다 22% 전력을 덜 쓴다.
AI가 알아서 절전하는 가전
전력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라인 에어컨의 열교환기 전열 면적을 2배로 확대해 열교환 속도를 높였다. 실외기의 발열과 저항을 줄이기 위해 팬 크기를 늘리고, 고효율 팬모터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냉방 효율이 10% 좋아졌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일종의 엔진인 컴프레서(압축기)를 개선했다. 냉동 사이클의 부하에 맞춰 모터 속도를 조절하고, 저속 운전 때는 관성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인 것이다. 세탁기는 찬물에서도 세제를 빠르게 녹이는 에코 버블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AI를 활용한 절전 기능도 적용됐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출시한 휘센 타워 에어컨 최상위 모델에 레이더 센서를 달았다. 센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외출 절전’ 모드로 바뀐다. 최대 냉방 모드일 때보다 소비 전력량이 약 72% 적다. 삼성전자도 신제품 에어컨에 ‘모션센서 AI’ 기능을 적용했다. 사람이 외출하면 에어컨은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바뀐다.
에너지 절약 코스가 새로 추가되기도 한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출시한 ‘업(UP)가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듯 가전제품에 기능을 추가해준다. 식기세척기에는 전기 사용량을 20%, 물 사용량을 27%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코스’를 추가했다. 세탁기에는 전기 사용을 30% 줄일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코스’를 더했다. 에너지를 아끼고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인 친환경 세탁 코스로, 기존 코스보다 세탁 시간을 늘려 세탁 성능을 유지했다.
가계부 쓰듯 전기 사용량 관리 가계부를 쓰듯 가전제품의 전기 사용량을 관리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씽큐(ThinQ)’,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라는 이름으로 가전 관리용 전용 앱을 제공한다. 이 앱으로 집에 설치된 정수기,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에너지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지난달에 비해 이달엔 얼마나 썼는지, 이웃집에 비해 우리 집은 얼마나 썼는지 비교할 수 있다.
월별 에너지 사용 목표량을 설정해놓으면 현재까지 사용량을 기반으로 월말까지 예상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사용 목표량에 맞추려면 가전제품 사용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도 알려줘 전기요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앱에서 월별 사용량 목표를 정하고 ‘AI 절약 모드’를 실행하면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 자동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
절전 가전의 판매량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판매한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중 50%가 절전 가전이었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이나 AI 절약 모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절전 가전으로 분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반기에 판매된 전체 제품 중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이 차지한 비중은 3대 중 1대를 넘어섰다”고 했다.
절전 기술 총집합 ‘스마트 코티지’
LG전자는 절전 기술을 총집합한 모듈러 주택을 내놓았다. 일명 ‘스마트 코티지’다. 에너지 저장부터 냉난방공조, 가전 기술을 모두 융합한 세컨드 하우스용 모듈러 주택이다. 단순히 절전 가전으로 에너지를 아끼는 것뿐 아니라 집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스마트 코티지에 적용된 절전 기술의 핵심은 냉난방 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록(Therma V Monobloc)’이다. 이 시스템에는 공기를 열원으로 쓰는 히트펌프(Air to Water Heat Pump, AWHP)가 적용됐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보일러는 가스와 석유를 활용하는데, 히트펌프는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냉온수를 만든다. 이 물로 냉난방에 쓰는 에어컨과 보일러 기능을 구현한다. 소량 전기로 작동하기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건물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붕에 설치된 4kW급 태양광 패널이 집에서 쓰는 에너지 일부를 생산한다. 이 태양광 패널은 맑은 날 기준 15kWh만큼 전력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스마트 코티지에 장착된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에 저장된다. 15.8kWh급 대용량으로 하루 동안 냉난방과 가전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코티지는 그 자체가 집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한국경제 기자 rambutan@hankyung.com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비스포크 에어컨과 LG전자 휘센 타워 에어컨은 모두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또는 2등급이다. 에어컨 ‘전기요금 절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다른 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는 소비 전력량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인증 기준보다 20% 적다.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1등급 인증 기준보다 22% 전력을 덜 쓴다.
AI가 알아서 절전하는 가전
전력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라인 에어컨의 열교환기 전열 면적을 2배로 확대해 열교환 속도를 높였다. 실외기의 발열과 저항을 줄이기 위해 팬 크기를 늘리고, 고효율 팬모터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냉방 효율이 10% 좋아졌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일종의 엔진인 컴프레서(압축기)를 개선했다. 냉동 사이클의 부하에 맞춰 모터 속도를 조절하고, 저속 운전 때는 관성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인 것이다. 세탁기는 찬물에서도 세제를 빠르게 녹이는 에코 버블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AI를 활용한 절전 기능도 적용됐다.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출시한 휘센 타워 에어컨 최상위 모델에 레이더 센서를 달았다. 센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외출 절전’ 모드로 바뀐다. 최대 냉방 모드일 때보다 소비 전력량이 약 72% 적다. 삼성전자도 신제품 에어컨에 ‘모션센서 AI’ 기능을 적용했다. 사람이 외출하면 에어컨은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바뀐다.
에너지 절약 코스가 새로 추가되기도 한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출시한 ‘업(UP)가전’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듯 가전제품에 기능을 추가해준다. 식기세척기에는 전기 사용량을 20%, 물 사용량을 27%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코스’를 추가했다. 세탁기에는 전기 사용을 30% 줄일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코스’를 더했다. 에너지를 아끼고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인 친환경 세탁 코스로, 기존 코스보다 세탁 시간을 늘려 세탁 성능을 유지했다.
가계부 쓰듯 전기 사용량 관리 가계부를 쓰듯 가전제품의 전기 사용량을 관리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씽큐(ThinQ)’,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라는 이름으로 가전 관리용 전용 앱을 제공한다. 이 앱으로 집에 설치된 정수기,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제품 에너지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지난달에 비해 이달엔 얼마나 썼는지, 이웃집에 비해 우리 집은 얼마나 썼는지 비교할 수 있다.
월별 에너지 사용 목표량을 설정해놓으면 현재까지 사용량을 기반으로 월말까지 예상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사용 목표량에 맞추려면 가전제품 사용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도 알려줘 전기요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앱에서 월별 사용량 목표를 정하고 ‘AI 절약 모드’를 실행하면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 자동으로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
절전 가전의 판매량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 판매한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중 50%가 절전 가전이었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이나 AI 절약 모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절전 가전으로 분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반기에 판매된 전체 제품 중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이 차지한 비중은 3대 중 1대를 넘어섰다”고 했다.
절전 기술 총집합 ‘스마트 코티지’
LG전자는 절전 기술을 총집합한 모듈러 주택을 내놓았다. 일명 ‘스마트 코티지’다. 에너지 저장부터 냉난방공조, 가전 기술을 모두 융합한 세컨드 하우스용 모듈러 주택이다. 단순히 절전 가전으로 에너지를 아끼는 것뿐 아니라 집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스마트 코티지에 적용된 절전 기술의 핵심은 냉난방 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록(Therma V Monobloc)’이다. 이 시스템에는 공기를 열원으로 쓰는 히트펌프(Air to Water Heat Pump, AWHP)가 적용됐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보일러는 가스와 석유를 활용하는데, 히트펌프는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냉온수를 만든다. 이 물로 냉난방에 쓰는 에어컨과 보일러 기능을 구현한다. 소량 전기로 작동하기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건물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붕에 설치된 4kW급 태양광 패널이 집에서 쓰는 에너지 일부를 생산한다. 이 태양광 패널은 맑은 날 기준 15kWh만큼 전력을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스마트 코티지에 장착된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에 저장된다. 15.8kWh급 대용량으로 하루 동안 냉난방과 가전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코티지는 그 자체가 집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져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한국경제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