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 신랑이 살해되자…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OTT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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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미스터리 시리즈 ‘애프터파티’ 시즌2 공개
에피소드마다 달라지는 장르.. 로코부터 액션까지
코믹 연기로 돌아온 존조, 켄정.. ‘캐릭터 플레이’ 즐거움 커져
정통 범죄극 쾌감은 약한 편... 시즌1의 느슨함 사라질까
애플티비 플러스, 오는 9월까지 10개 에피소드 공개
에피소드마다 달라지는 장르.. 로코부터 액션까지
코믹 연기로 돌아온 존조, 켄정.. ‘캐릭터 플레이’ 즐거움 커져
정통 범죄극 쾌감은 약한 편... 시즌1의 느슨함 사라질까
애플티비 플러스, 오는 9월까지 10개 에피소드 공개
결혼 하루만에 신랑이 신부 곁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수상한 암호 화폐와 반려 도마뱀에 빠져있던 괴짜 신랑답게 그 죽음 또한 미스터리다. 결혼 피로연에 참석했던 양가 친척과 하객들 모두 살인 용의자가 돼 의심스러운 시선을 나눈다.
애플티비 플러스의 코믹 미스터리 시리즈 ‘애프터 파티(시즌2)’가 지난 12일 공개됐다. 누가 범인인가 찾아가는 ‘후던잇(whodunnit)’ 장르의 전형이다. 범죄극에 코미디를 작정하고 섞었기에 추리 과정은 어둡지 않고 유쾌하다. 평범한 형사 또는 탐정이 모두의 불신 속에서도 사건을 좌충우돌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익숙한 매력 포인트다.
‘애프터파티’ 시리즈의 재미는 하나 더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독립된 단편영화처럼 장르와 톤이 바뀐다. 시즌2의 첫 회는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결혼식 하루의 코믹 상황극이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난데없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연상시키는 로맨틱 시대물이 된다. 18세기 옷을 입은 남녀가 무도회 뒷편에서 실리콘 밸리라던가 최신 암호 화폐에 대한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용의자인 신부가 "난 신랑을 죽이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연애담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결과다. 증언을 하는 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영화 속 주인공이죠!” 형사 대너(티파니 해디쉬)가 시즌 1에서 외친 것처럼. 다음 회에선 또 다른 주인공이 또 다른 화법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이번 캐스팅은 그 기대를 더욱 키운다. 켄 정, 존 조를 포함한 여러 아시아계 배우들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행 오버’ 시리즈에서 숙취자들의 영혼을 혼미하게 하던 켄 정은 이번에 신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존 조는 신부의 삼촌인데, 말 끝마다 아프리카 모처의 전통을 들먹이는 ‘똘기’가 은근히 어울린다. (시즌2의 가장 비범한 등장 씬으로 그를 꼽고 싶다.)
코믹 추리극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장르다. 장편 영화로는 최근작인 ‘나이브스 아웃’ 등이 떠오른다. 화려한 출연진의 앙상블 연기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인물 하나하나를 다루기 쉽지 않아서다.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이 다소 전형적인 인물들에 기댔던 것도 그런 사정일 것이다.
장편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오면 탈출구가 생긴다. 인물들을 충분히 조망해 사건의 개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량이 넉넉해지니 유머와 장르적 쾌감을 쌓기에도 좋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루즈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시즌 1의 중후반은 다소 불필요한 인물까지 서사를 쌓아간다는 평이 많았다. 모처럼 주목한 단서가 ‘알고 보니 별 것 아니네’ 식으로 흐지부지 증발되곤 했다. 야심찬 퍼즐 한 조각이 코믹한 상황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미덥잖던 형사가 의외의 명추리를 펼쳐내는 마지막 장면 또한, 소소한 느낌에 가까웠다.
미스터리 장르의 쫀쫀한 긴장감을 원하는 시청자에겐 ‘애프터파티’가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통 범죄물의 잔혹함과 무거움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추천할 만하다. 시즌 1에선 동창생 하나가 눈 앞에서 죽었지만 누구 하나 대성통곡하지 않는다. 사건 해결 후엔 대부분 홀가분하게 웃으며 헤어진다.
‘다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사연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는 훈훈한 메시지는 덤이다. 가볍고 쿨하고 소소하다. 굳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몸서리치지 않아도 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크리스 밀러와 필 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시즌 1의 중심이었던 샘 리차드슨, 조이 차오를 포함해, 포피 루, 폴 월터 하우저, 엘리자베스 퍼킨스 등이 연기 합을 맞춘다. 애플 티비 플러스에서 오는 9월(총 10회 에피소드)까지 매주 수요일에 공개된다.
김유미 한경 객원기자
애플티비 플러스의 코믹 미스터리 시리즈 ‘애프터 파티(시즌2)’가 지난 12일 공개됐다. 누가 범인인가 찾아가는 ‘후던잇(whodunnit)’ 장르의 전형이다. 범죄극에 코미디를 작정하고 섞었기에 추리 과정은 어둡지 않고 유쾌하다. 평범한 형사 또는 탐정이 모두의 불신 속에서도 사건을 좌충우돌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익숙한 매력 포인트다.
‘애프터파티’ 시리즈의 재미는 하나 더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독립된 단편영화처럼 장르와 톤이 바뀐다. 시즌2의 첫 회는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결혼식 하루의 코믹 상황극이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난데없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연상시키는 로맨틱 시대물이 된다. 18세기 옷을 입은 남녀가 무도회 뒷편에서 실리콘 밸리라던가 최신 암호 화폐에 대한 대사를 내뱉는다.
이는 용의자인 신부가 "난 신랑을 죽이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연애담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결과다. 증언을 하는 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관점에서 과거를 재구성한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영화 속 주인공이죠!” 형사 대너(티파니 해디쉬)가 시즌 1에서 외친 것처럼. 다음 회에선 또 다른 주인공이 또 다른 화법으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이번 캐스팅은 그 기대를 더욱 키운다. 켄 정, 존 조를 포함한 여러 아시아계 배우들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행 오버’ 시리즈에서 숙취자들의 영혼을 혼미하게 하던 켄 정은 이번에 신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존 조는 신부의 삼촌인데, 말 끝마다 아프리카 모처의 전통을 들먹이는 ‘똘기’가 은근히 어울린다. (시즌2의 가장 비범한 등장 씬으로 그를 꼽고 싶다.)
코믹 추리극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장르다. 장편 영화로는 최근작인 ‘나이브스 아웃’ 등이 떠오른다. 화려한 출연진의 앙상블 연기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인물 하나하나를 다루기 쉽지 않아서다.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이 다소 전형적인 인물들에 기댔던 것도 그런 사정일 것이다.
장편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오면 탈출구가 생긴다. 인물들을 충분히 조망해 사건의 개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분량이 넉넉해지니 유머와 장르적 쾌감을 쌓기에도 좋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루즈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시즌 1의 중후반은 다소 불필요한 인물까지 서사를 쌓아간다는 평이 많았다. 모처럼 주목한 단서가 ‘알고 보니 별 것 아니네’ 식으로 흐지부지 증발되곤 했다. 야심찬 퍼즐 한 조각이 코믹한 상황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다. 미덥잖던 형사가 의외의 명추리를 펼쳐내는 마지막 장면 또한, 소소한 느낌에 가까웠다.
미스터리 장르의 쫀쫀한 긴장감을 원하는 시청자에겐 ‘애프터파티’가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통 범죄물의 잔혹함과 무거움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추천할 만하다. 시즌 1에선 동창생 하나가 눈 앞에서 죽었지만 누구 하나 대성통곡하지 않는다. 사건 해결 후엔 대부분 홀가분하게 웃으며 헤어진다.
‘다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사연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는 훈훈한 메시지는 덤이다. 가볍고 쿨하고 소소하다. 굳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며 몸서리치지 않아도 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크리스 밀러와 필 로드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시즌 1의 중심이었던 샘 리차드슨, 조이 차오를 포함해, 포피 루, 폴 월터 하우저, 엘리자베스 퍼킨스 등이 연기 합을 맞춘다. 애플 티비 플러스에서 오는 9월(총 10회 에피소드)까지 매주 수요일에 공개된다.
김유미 한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