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증시 낙관론은 조금 더 연장, 파티는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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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다만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올해 최종금리수준을 3.75%로 유지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았다. 통방문에서는 물가 중심의 정책 운용이 확인된 가운데, 비은행 리스크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한 경계감도 확인되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상승률이 2.7%(6월)까지 낮아지며 작년 7월(6.3%) 이후 지속적인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과 에너지가 제외된 근원(core) 물가 상승률은 4.1%(6월)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속도가 느리고 레벨이 높다. 한은이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이유이다.
특히 한은은 8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고, 근원 물가 역시 연간 3.3%(기존전망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통방문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한은은 연초부터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흐름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원하는 경기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 변경 기대를 일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이 강한 것도 아니다. 최종금리수준을 3.75%로 열어 두었지만, 반드시 인상해야한다는 당위적 입장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으니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자는 예비적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7월 26일 예정된 FOMC 1회로 그친다면, 내외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위험선호 회복에 힘입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 등의 이슈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반영된 새마을금고 사태, 올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등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종합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하기도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특히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총재가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비은행 부문 리스크(금리 인하 요인), 가계부채 문제(금리 인상 요인)는 당장 거시적 통화정책을 동원하거나 급격한 조정으로 풀어야할 성격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는 동결하되,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차단하려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한은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일관적으로 금융시장에 전달해온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시각(wait and see)”에 변화가 없는 셈이다. 현재 국고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모두 3.6~3.7%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반영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올해 3~5월 채권시장이 향후 도래할 금리인하 사이클을 기대하며 주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던 현상에 비해서는 한은의 메시지가 시장에 잘 전달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향후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의 높이(higher)보다 얼마나 오래(longer)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인가로 초점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 과정에서 투자자가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기준금리의 수준이 유지되는데 필요한 매크로 환경이다.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반등 패턴은 기본적으로 남아있는 하반기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물가 역시 빠르게 낮아지기 힘들 것이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경기에 맞추어 눈높이가 상향될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반기에 나타났던 낙관론적 현상이 조금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낙관론의 연장과 함께 커지는 비관론의 목소리도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올해 남아있는 기간은 상반기 낙관론에 참여했던 시장 참여자들이 파티 타임을 조금 더 즐기는 기간이 될 수는 있겠으나, 이제 막 파티에 입장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관론자들의 파티 타임(party time)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 최진호 박사
연초 이후 최근까지는 낙관론자들의 성적표가 우세
2023년 하반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환경에 맥을 못추던 금융시장은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었고, 올해 초만 하더라도 2023년은 피할 수 없는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기대하는 시각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올해를 되돌아보면 시장의 낙관론자들이 조금 더 우세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다. 올해초 0.5%를 하회했던 미국의 2023년 예상 경제성장률은 1.4%까지 상향 조정되었고, 그 과정에서 확인된 탄탄한 고용지표와 기업 실적은 미국의 주가를 밀어 올렸다.
올해 3월 미국에서 은행위기가 시작되면서 채권 금리가 한때 빠르게 내려오기도 했지만, 연준의 발빠른 대처와 은행권의 십시일반으로 시스템 리스크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 결과 현재 미국 2년물의 경우 연초대비 30bp 정도 높아졌으며, 10년물은 연초대비 엇비슷한 레벨을,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연초대비 50bp 이상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권보다는 주식이, 그리고 채권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가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15% 이상 오르는 동안 10년물 금리는 10bp정도 밖에 내려오지 못했다. 반면 신용 스프레드(AA-, 3년물)는 연초대비 60bp 정도 축소되면서 전형적인 위험 선호가 국내 금융시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연준이 올해 추가적으로 50bp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지수는 100pt 이하로 내려왔다. 약해진 달러는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를 자극하면서 Non US 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로 이어졌고, 지난주 한국 금융시장에서 트리플 강세(주식, 채권, 통화)가 나타난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3월 미국에서 은행위기가 시작되면서 채권 금리가 한때 빠르게 내려오기도 했지만, 연준의 발빠른 대처와 은행권의 십시일반으로 시스템 리스크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 결과 현재 미국 2년물의 경우 연초대비 30bp 정도 높아졌으며, 10년물은 연초대비 엇비슷한 레벨을,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연초대비 50bp 이상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권보다는 주식이, 그리고 채권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하이일드가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대비 15% 이상 오르는 동안 10년물 금리는 10bp정도 밖에 내려오지 못했다. 반면 신용 스프레드(AA-, 3년물)는 연초대비 60bp 정도 축소되면서 전형적인 위험 선호가 국내 금융시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연준이 올해 추가적으로 50bp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지수는 100pt 이하로 내려왔다. 약해진 달러는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를 자극하면서 Non US 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로 이어졌고, 지난주 한국 금융시장에서 트리플 강세(주식, 채권, 통화)가 나타난 배경이기도 하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 금통위, 일단 지켜보자는 스탠스도 계속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다만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올해 최종금리수준을 3.75%로 유지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았다. 통방문에서는 물가 중심의 정책 운용이 확인된 가운데, 비은행 리스크 등 금융 불균형에 대한 경계감도 확인되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상승률이 2.7%(6월)까지 낮아지며 작년 7월(6.3%) 이후 지속적인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과 에너지가 제외된 근원(core) 물가 상승률은 4.1%(6월)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속도가 느리고 레벨이 높다. 한은이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지속해서 유지하는 이유이다.
특히 한은은 8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고, 근원 물가 역시 연간 3.3%(기존전망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통방문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한은은 연초부터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흐름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원하는 경기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 변경 기대를 일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이 강한 것도 아니다. 최종금리수준을 3.75%로 열어 두었지만, 반드시 인상해야한다는 당위적 입장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으니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자는 예비적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7월 26일 예정된 FOMC 1회로 그친다면, 내외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위험선호 회복에 힘입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 등의 이슈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반영된 새마을금고 사태, 올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등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종합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하기도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특히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총재가 언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비은행 부문 리스크(금리 인하 요인), 가계부채 문제(금리 인상 요인)는 당장 거시적 통화정책을 동원하거나 급격한 조정으로 풀어야할 성격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의 높이(higher)보다 얼마나 오래(longer) 유지될지가 중요 관전 포인트
결국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는 동결하되,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금리 인하 기대감은 차단하려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한은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일관적으로 금융시장에 전달해온 메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시각(wait and see)”에 변화가 없는 셈이다. 현재 국고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모두 3.6~3.7%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반영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올해 3~5월 채권시장이 향후 도래할 금리인하 사이클을 기대하며 주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던 현상에 비해서는 한은의 메시지가 시장에 잘 전달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향후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의 높이(higher)보다 얼마나 오래(longer)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인가로 초점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 과정에서 투자자가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기준금리의 수준이 유지되는데 필요한 매크로 환경이다.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반등 패턴은 기본적으로 남아있는 하반기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물가 역시 빠르게 낮아지기 힘들 것이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경기에 맞추어 눈높이가 상향될 수 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반기에 나타났던 낙관론적 현상이 조금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낙관론의 연장과 함께 커지는 비관론의 목소리도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올해 남아있는 기간은 상반기 낙관론에 참여했던 시장 참여자들이 파티 타임을 조금 더 즐기는 기간이 될 수는 있겠으나, 이제 막 파티에 입장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