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억짜리 아파트 널렸다"…투자자들 반값 찾아 몰려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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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평택 지제역 역세권 개발계획 발표 한 달 후
개발 지역 일대 아파트들 수억원 '급등'
"집주인들 호가 올려…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
평택 집값 상승에 외곽·안성으로 수요자들 확산
개발 지역 일대 아파트들 수억원 '급등'
"집주인들 호가 올려…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
평택 집값 상승에 외곽·안성으로 수요자들 확산
경기 남부권 부동산이 평택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3만3000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발표에 힘입어서다. 다만 호재가 발표되고 한 달 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으로 퍼지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 더샵센트럴시티'의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30일 9억원에 거래됐다. 정부의 발표가 이전에는 7억원에 매매됐지만, 이후 8억원대로 훌쩍 뛰더니 9억원까지 급등했다. 층과 주택형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여일 만에 2억원의 집값이 오른 셈이 됐다.
같은 단지에서 나온 매물들의 호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10억원대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단지 내 부동산의 공인 중개사는 "9억원 거래가 소문이 나면서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렸다"며 "신축인데다 평택지제역(SRT)과 가깝다보니 동탄역세권 아파트 정도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시기 보다는 '제 값은 받겠다'고 태도가 바뀌었다고도 설명했다.
고덕동 일대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올해초 매매가보다 1억원 이상 집값이 오르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상태다. '고덕국제신도시 풍경채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5억6500만~5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 거래된 가격은 7억원 안팎(6억9400만원·7억800만원)이었다. '고덕국제신도시 파라곤'은 거래가 뜸하다가 정부 발표 이후 전용 84㎡의 거래가 잇따라 성사됐다. 매매가는 6억4250만~7억2000만원으로 지난 2월 5억9500만원까지 밀렸던 집값과 비교하면 뚜렷하게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평택 지제동, 신대동, 세교동, 모곡동, 고덕면 일대 453만㎡에 3만3000가구 규모 콤팩트시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으로, 'K-반도체 배후 도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89만m²(87만평) 규모 부지에 총 6개(P1~P6)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게 된다.
평택 일대는 호재가 있는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분양권의 웃돈(프리미엄)은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입주가 시작된 세교동 '평택지제역자이'의 경우 분양권에 붙은 웃돈이 3억원을 넘었다. 전용 84㎡의 분양권을 매매하려면 7억원 후반대에서 8억원 중반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웃돈이 치솟다보니 투자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세교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집주인들이 작년까지만해도 세입자를 어떻게 받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웃돈을 올리면서 여유가 생겼다"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나 매수자들이 비싸서 발길을 돌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 용이동 소사동이나 안성 공도읍만 하더라도 (전용 84㎡기준으로) 3억~4억짜리들이 널렸다"며 "안성은 이 쪽(지제·세교동)에 비교하면 반 값 밖에 안되니까 실수요자나 1주택자들이 투자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교동의 B공인중개사는 지제역 주변 세입자들의 박탈감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새 집이 쏟아지다보니 일대의 전셋값이 몇년째 3억원 중반대로 유지되고는 있다"면서도 "집값은 4억원대 하던 게 이제는 8억~9억원이 됐으니 무주택자들 입장에서는 지제역 근처에서 세를 살면서 다른 지역에 아파트를 매입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싼 아파트를 찾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아파트들도 움직이고 있다. 계약조건을 완화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계약 챙기기에 나섰다. 나름 미분양을 털 수 있는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다.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에 짓는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992가구)가 대표적이다. 주소지는 안성이지만 위치는 평택대학교 바로 앞이고 평택 용이동과 대로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억원대인데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계약이다보니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거주지역, 청약통장,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이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 때까지 금융부담이 거의 없는데다 각종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투자를 생각하고 계약하러 왔다가 옵션 제공에 직접 입주를 고려하는 수요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안성시 공도읍 양기리 일대에 공급됐던 '안성 공도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948가구)는 계약금 1000만원을 내걸었다. 대출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2025년 1월 입주 전에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 더샵센트럴시티'의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30일 9억원에 거래됐다. 정부의 발표가 이전에는 7억원에 매매됐지만, 이후 8억원대로 훌쩍 뛰더니 9억원까지 급등했다. 층과 주택형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여일 만에 2억원의 집값이 오른 셈이 됐다.
같은 단지에서 나온 매물들의 호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10억원대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단지 내 부동산의 공인 중개사는 "9억원 거래가 소문이 나면서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렸다"며 "신축인데다 평택지제역(SRT)과 가깝다보니 동탄역세권 아파트 정도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시기 보다는 '제 값은 받겠다'고 태도가 바뀌었다고도 설명했다.
고덕동 일대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올해초 매매가보다 1억원 이상 집값이 오르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상태다. '고덕국제신도시 풍경채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5억6500만~5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 거래된 가격은 7억원 안팎(6억9400만원·7억800만원)이었다. '고덕국제신도시 파라곤'은 거래가 뜸하다가 정부 발표 이후 전용 84㎡의 거래가 잇따라 성사됐다. 매매가는 6억4250만~7억2000만원으로 지난 2월 5억9500만원까지 밀렸던 집값과 비교하면 뚜렷하게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평택 지제동, 신대동, 세교동, 모곡동, 고덕면 일대 453만㎡에 3만3000가구 규모 콤팩트시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으로, 'K-반도체 배후 도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89만m²(87만평) 규모 부지에 총 6개(P1~P6)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게 된다.
평택 일대는 호재가 있는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분양권의 웃돈(프리미엄)은 수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입주가 시작된 세교동 '평택지제역자이'의 경우 분양권에 붙은 웃돈이 3억원을 넘었다. 전용 84㎡의 분양권을 매매하려면 7억원 후반대에서 8억원 중반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웃돈이 치솟다보니 투자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세교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집주인들이 작년까지만해도 세입자를 어떻게 받나 걱정했는데, 이제는 웃돈을 올리면서 여유가 생겼다"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나 매수자들이 비싸서 발길을 돌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 용이동 소사동이나 안성 공도읍만 하더라도 (전용 84㎡기준으로) 3억~4억짜리들이 널렸다"며 "안성은 이 쪽(지제·세교동)에 비교하면 반 값 밖에 안되니까 실수요자나 1주택자들이 투자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교동의 B공인중개사는 지제역 주변 세입자들의 박탈감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새 집이 쏟아지다보니 일대의 전셋값이 몇년째 3억원 중반대로 유지되고는 있다"면서도 "집값은 4억원대 하던 게 이제는 8억~9억원이 됐으니 무주택자들 입장에서는 지제역 근처에서 세를 살면서 다른 지역에 아파트를 매입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싼 아파트를 찾기 시작하면서 미분양 아파트들도 움직이고 있다. 계약조건을 완화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계약 챙기기에 나섰다. 나름 미분양을 털 수 있는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다.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에 짓는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992가구)가 대표적이다. 주소지는 안성이지만 위치는 평택대학교 바로 앞이고 평택 용이동과 대로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억원대인데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계약이다보니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거주지역, 청약통장,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이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 때까지 금융부담이 거의 없는데다 각종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투자를 생각하고 계약하러 왔다가 옵션 제공에 직접 입주를 고려하는 수요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안성시 공도읍 양기리 일대에 공급됐던 '안성 공도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948가구)는 계약금 1000만원을 내걸었다. 대출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2025년 1월 입주 전에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