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만 오면 고립"…원주시 주민들 진입 교량·도로 설치 호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소먹이 주려다 60대 주민 급류에 사망한 황둔리 "교량 설치해야"
시 "도 단위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 시행…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어"
300㎜가 넘는 집중호우로 강원 원주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무너진 가운데 해마다 큰비만 오면 고립되는 지방하천 건너 마을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지방하천종합정비계획에 따라 도 단위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절차를 거쳐 사업을 시행해야 하다 보니 난감해하고 있다.
19일 원주시 등에 따르면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 인근 마을은 이번 폭우로 마을의 유일한 진입도로가 물에 잠겨 수일째 오지도 가지도 못했다.
지방하천인 '일리천' 건너의 이 마을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평소에는 물이 졸졸 흐르는 얕은 하천이기 때문에 강을 가로지르는 진입도로를 이용해 차량이 드나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진입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은 고립 신세가 된다.
이 같은 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다 보니 이번 폭우에는 주민들이 진입도로 침수 전에 미리 빠져나와 심각한 고립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당수 주민은 시내에 거주지를 두고 이곳을 오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폭우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17일에는 불었던 물이 빠지면서 진입도로가 모습을 드러내 차량이 드나들기도 했다.
다만 밤사이 폭우가 갑자기 쏟아져 대처하지 못하거나 집중호우가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8월 폭우 당시에는 고립 주민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드론을 통해 의약품을 전달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작년 폭우 때 고립 사태를 겪으면서 보행교를 놓아 주기로 철석같이 약속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떠한 진척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폭우 때 소먹이를 주기 위해 로프를 매고 하천물이 넘친 마을 길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60대 주민이 숨진 신림면 황둔리 '오미천'도 교량 설치 민원이 제기됐던 곳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8월 시에 '폭우 시 잠기는 세월교를 교량으로 대체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시는 '오미천은 지방하천이기 때문에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맞춰 연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민원 역시 강원도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단기간에 이뤄질 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비만 오면 갇히는 고립 마을의 대명사였던 지정면 간현리 '점말마을'은 2020년 이후 고립 마을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는 간현관광지와 불과 1㎞ 떨어져 있어 야영객과 펜션 투숙객이 즐겨 찾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큰비만 내리면 이 마을에 들어갔던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야영객과 펜션 투숙객의 발이 묶여 119 소방대원이 보트 또는 도보로 구조에 나서야 했다.
일명 '육지 속 섬'으로 불릴 만큼 매년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시는 점말마을을 2018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20년 11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이 마을의 진입도로를 아예 철거했다.
섬강을 가로지르는 100m의 진입도로가 무단으로 설치된 불법 시설물이었기 때문이다.
70억원의 보상비를 포함해 총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됐다.
주민들 소유의 주택과 토지에 대한 보상 역시 올해 5월 최종 마무리하면서 점말마을은 시 소유로 편입, 고립 마을 명단에서 결국 사라졌다.
/연합뉴스
시 "도 단위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 시행…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어"
300㎜가 넘는 집중호우로 강원 원주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무너진 가운데 해마다 큰비만 오면 고립되는 지방하천 건너 마을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지방하천종합정비계획에 따라 도 단위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절차를 거쳐 사업을 시행해야 하다 보니 난감해하고 있다.
19일 원주시 등에 따르면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 인근 마을은 이번 폭우로 마을의 유일한 진입도로가 물에 잠겨 수일째 오지도 가지도 못했다.
지방하천인 '일리천' 건너의 이 마을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평소에는 물이 졸졸 흐르는 얕은 하천이기 때문에 강을 가로지르는 진입도로를 이용해 차량이 드나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진입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은 고립 신세가 된다.
이 같은 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다 보니 이번 폭우에는 주민들이 진입도로 침수 전에 미리 빠져나와 심각한 고립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당수 주민은 시내에 거주지를 두고 이곳을 오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폭우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17일에는 불었던 물이 빠지면서 진입도로가 모습을 드러내 차량이 드나들기도 했다.
다만 밤사이 폭우가 갑자기 쏟아져 대처하지 못하거나 집중호우가 장기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8월 폭우 당시에는 고립 주민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드론을 통해 의약품을 전달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작년 폭우 때 고립 사태를 겪으면서 보행교를 놓아 주기로 철석같이 약속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떠한 진척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폭우 때 소먹이를 주기 위해 로프를 매고 하천물이 넘친 마을 길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60대 주민이 숨진 신림면 황둔리 '오미천'도 교량 설치 민원이 제기됐던 곳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8월 시에 '폭우 시 잠기는 세월교를 교량으로 대체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시는 '오미천은 지방하천이기 때문에 하천정비기본계획에 맞춰 연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민원 역시 강원도에서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단기간에 이뤄질 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비만 오면 갇히는 고립 마을의 대명사였던 지정면 간현리 '점말마을'은 2020년 이후 고립 마을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는 간현관광지와 불과 1㎞ 떨어져 있어 야영객과 펜션 투숙객이 즐겨 찾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큰비만 내리면 이 마을에 들어갔던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야영객과 펜션 투숙객의 발이 묶여 119 소방대원이 보트 또는 도보로 구조에 나서야 했다.
일명 '육지 속 섬'으로 불릴 만큼 매년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시는 점말마을을 2018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20년 11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이 마을의 진입도로를 아예 철거했다.
섬강을 가로지르는 100m의 진입도로가 무단으로 설치된 불법 시설물이었기 때문이다.
70억원의 보상비를 포함해 총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됐다.
주민들 소유의 주택과 토지에 대한 보상 역시 올해 5월 최종 마무리하면서 점말마을은 시 소유로 편입, 고립 마을 명단에서 결국 사라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