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마저 날았다…‘애니멀 스피릿’의 귀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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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1.06%, S&P500 0.71%, 나스닥 0.7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785%(-2.5bp), 2년물 4.755%(1.3bp)
S&P500 지수가 연착륙 기대 속에 4500을 돌파한 가운데, 2분기 기업 어닝이 뉴욕 증시를 더 높이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18일(미 동부시간) 아침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금융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해 연착륙 기대를 더욱 키웠습니다. 6월 소매판매, 7월 주택시장지수 등 경제 데이터도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CPI)가 2.8%까지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코파일럿이 장착된 'MS 365 코파일럿' 구독서비스(월 30달러)를 발표하면서 AI 붐을 되살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98%, 엔비디아는 2.22% 치솟았습니다. 이런 뉴스들과 함께 주가는 계속 상승 폭을 확대했습니다. 다우는 7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S&P500 지수도 202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①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253억3000만 달러, 순이익은 19% 증가한 74억1000만 달러(주당 88센트)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전망치(250억5000만 달러, 주당 84센트)를 웃돌았습니다. 순이자 이익은 14% 늘어난 142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브라이언 모이니언 BOA CEO는 "미국 경제는 탄력적 고용 시장과 함께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마지막에 가까워지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고 더 많은 (투자은행) 활동을 보고 있다. 일부 딜이 마감되는 것을 봤다. 더 많은 논의와 진행되는 딜을 보고 있어서 가을로 가면서 활동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은 4.42% 상승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매출이 134억6000만 달러로 예상 131억1000만 달러를 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1.24달러로 예상 1.15달러보다 많았습니다. 다만 순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습니다. 그러나 제임스 고먼 CEO는 투자은행 사업과 관련 "4월은 약했고 5월 상반기도 그랬지만 6월 하반기에는 바닥을 벗어났다고 느꼈다. 이 사업은 4~6주 전에 바닥을 쳤다. 올해 남은 기간 얼마나 개선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나아진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낙관론 속에 모건스탠리는 6.45% 치솟았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으로 예금 이탈 피해를 본 중소 은행들도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PNC파이낸셜은 주당 3.36달러를 벌어 예상 3.28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순이자 이익은 15% 늘어난 35억1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PNC의 예금액은 1년 전보다 3% 줄었습니다. PNC는 올해 순이자 이익 가이던스를 기존 6~8% 성장에서 5~6% 성장으로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CFRA의 알렉산더 요쿰 애널리스트는 "예금 유출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실적은 상당히 강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주가는 2.51% 상승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주당 75센트를 벌어 예상치 71센트를 넘었습니다. 슈왑은 "6월 들어 예치금 유출이 상당히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고객 예치금이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뒤 12.57% 폭등했습니다. 뉴욕멜런은행도 2분기에 주당 1.30달러를 벌어 전년 동기(주당 1.03달러)보다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오늘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3.03%, KBW 지역 은행 지수는 4.10% 치솟았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경제 데이터가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순환, 특히 소형주에 상승세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최근 시장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중·소형주로 이뤄진 러셀2000 지수는 오늘 1% 이상 올라 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② '골디락스' 소매판매
오늘 발표된 경제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한 게 6월 소매판매입니다. 전달보다 0.2% 증가했습니다. 예상치 0.5% 증가에 못 미쳤습니다. 건축자재,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의 판매가 줄어든 게 영향을 줬습니다. 소매판매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는 수치인데요. 6월에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0.2%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 소매판매는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그리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우선 지난 5월의 소매판매가 기존 0.3% 증가에서 0.5% 증가로 상향 수정이 됐습니다. 또 변동성이 큰 요인을 제외한 즉, 자동차와 휘발유에 사무용품 담배 건축자재 등까지 뺀 통제그룹의 6월 소매판매는 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 0.3% 증가를 훨씬 넘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고요. 통제그룹 소매판매는 기본적인 지출의 강도를 더 잘 나타내는 지표로 GDP를 추정할 때 반영됩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를 보면 소비자는 구매하는 상품의 양과 외식 횟수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하고 있으며 6월은 전자 제품, 온라인 판매, 가구, 자동차와 의류 판매에는 좋은 달이었다. 소비 후퇴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는 연착륙을 향한 또 다른 승리다. GDP에 영향을 미치는 통제그룹의 소매판매는 0.6%나 늘었고, 지난 3개월 평균을 연율로 환산하면 2.1%나 증가했다. 이는 2분기 GDP 전망치 1.7%에 부합하며 약간의 상향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은 소매판매가 다시 한번 증가하는 달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데이(11~12일)에 기록적 매출을 올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온라인 판매는 6월에도 전월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③ 주택시장 반등 지속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7월 주택시장 지수는 56으로 전월 55보다 약간 상승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업황 악화와 개선을 가늠하는 기준선인 '50'을 계속해서 웃돌았습니다. 월가 예상치 57보다는 살짝 낮았습니다. 잠재적 구매자의 트래픽을 측정하는 지표는 3포인트 상승한 40으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습니다. 두 달 연속 0.5% 감소입니다. 제조업은 0.3%, 유틸리티는 2.6%, 광업은 0.2% 하락하는 등 모든 부분이 위축됐습니다. 6월 설비가동률도 78.9%로 전월(79.4%)이나 예상(79.5%)을 밑돌았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등 산업 부문은 경제의 다른 부분보다 부진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런 경제 지표가 발표된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4%로 높였습니다.
④ 각국 중앙은행 완화로 전환?
개장 전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클라스 노트 집행위원회 위원이 "7월에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7월 이후에는 기껏해야 가능성일 뿐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한 뒤 유럽 지역의 채권 금리가 급락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노트는 가장 매파적 위원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늘 거의 10bp 하락한 2.4%를 기록하며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매파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도 어제 “다음주에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데이터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줄지 지켜볼 것"이라며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 발표된 캐나다의 6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습니다. 5월 3.4% 상승보다 크게 둔화했습니다. 이는 2021년 3월에 2.2%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2년여 만에 2%대로 복귀한 것입니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했습니다. 5월 0.4% 상승보다 둔화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7월 25bp 인상 확률은 99%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봅니다. 오는 11월까지 25bp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베팅이 지난주까지 40%에 달했지만, 오늘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고먼 CEO는 CNBC 인터뷰에서 7월 이후 추가 인상과 관련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 어렵다. 한 번 더 인상될 수 있지만, 확률은 확실히 낮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2.5bp 떨어진 3.785%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1.3bp 오른 4.755%에 거래됐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괜찮은데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매파도 비둘기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증시는 투자자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악사인베스트먼트의 자일스 구이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소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투자자들은 희망을 먹고 있다. 미국 금리가 더 빨리 하락하고 중국이 소비를 늘리기 위한 부양책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올해 말 S&P500 전망치를 기존 4050에서 4700으로 높였습니다.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우리의 기본 사례는 경기 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며 통화 정책이 점진적으로 긴축되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지난 17개월 동안 마이너스였던 애니멀 스피릿(야성적 충동) 지수(ASI)가 6월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라고 밝혔습니다. 5월의 -0.19에서 6월에 0.28로 뛰어올랐습니다. 야성적 충동은 기존의 경제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를 말합니다. CNBC는 "현재 시장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강세론자들의 증가 및 S&P500지수가 향후 이익의 약 19배, 즉 역사적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우리 연말 목표인 4500에 도달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도전이다. 그것은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GDP가 2% 안팎 증가한다는 우리의 경제 예측에 부합한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 방어주 대비 경기 순환주의 가격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은 대략 2%의 GDP 성장을 반영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충분히 올랐다. 그래서 개별 주식을 선택하는 게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매우 높은 배수로 거래되므로 근본적으로 더 오르려면 이익 증가가 필요하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보는 하나의 접근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전체 시장에서 가치 찾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시장 내에서 헬스케어, 에너지 부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경제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고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비은행 금융 회사, 일부 자본재 회사, 일부 반도체 회사가 나아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여전히 비관적입니다. 그는 "지난주 6월 소비자물가가 낮게 나오면서 주식과 채권 모두 뛰었다.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하락은 예상보다 훨씬 약한 이익 성장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주식에 대한 우리 견해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으로의 이동하면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 때문에 주식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일어났다. 우리는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했던 2020년과 2021년에 일어난 일의 거꾸로이다. 그 당시 인플레이션은 기업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고 예상보다 훨씬 더 나은 이익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제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하여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는 많은 기업과 투자자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미 소비재 및 원자재와 같은 많은 영역에서 가격이 인하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주택과 자동차도 하락을 보이며, 특히 현재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전기 자동차에서 그러하다. 6월 CPI에서도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 두 영역인 항공사와 호텔 가격 모두에서 디플레이션을 목격했다. 요컨대, 지난주 인플레이션 하락은 Fed, 그리고 물가와의 전쟁에서 희소식이었지만, 이익 성장에 대해선 파멸의 길이므로 주식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7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드리겠습니다. 7월 1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 설문에는 5880억 달러를 운용하는 222명이 참가했습니다.
① 연착륙 예상 증가
=68%가 연착륙을 예상하는 반면 21%만이 경착륙을 예상했습니다. 4%는 불착륙을 내다봅니다. 연착륙에 대한 응답은 몇 달 동안 증가해 왔습니다. ② 경기 침체는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대부분은 가벼운 경기 침체가 2023년 4분기/2024년 1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18개월 내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응답도 19%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③ 여전히 조심스럽다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은 5.3%로 전달 5.1%보다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0월의 6.3%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④ 여전히 빅테크 매수
=가장 붐비는 거래로는 빅테크 매수(59%)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일본 주식 매수 △중국 주식 매도 △국채 매수 △미국 달러 매도 △미국 은행주 매도 순입니다.
⑤ AI 낙관론
=AI가 향후 2년 내에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42%에 달했습니다. ⑥ 금리 인하는 내년 2분기
=투자자들은 이제 Fed가 2024년 2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1분기 인하를 예측했습니다.
⑦ 가장 큰 꼬리 위험은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을 매파적으로 유지하는 높은 인플레이션 △은행 신용 경색 및 세계 경기 침체 △지정학적 위험 및 AI/기술 버블 악화 △시스템 신용 이벤트 등이 꼽혔습니다. 미국/EU의 상업용 부동산은 신용 이벤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적됐습니다.
⑧ 중국 경제 비관론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5명 중 1명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5명 중 4명이 그렇게 봤었습니다. 종합적으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6%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1.06%, S&P500 0.71%, 나스닥 0.7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785%(-2.5bp), 2년물 4.755%(1.3bp)
S&P500 지수가 연착륙 기대 속에 4500을 돌파한 가운데, 2분기 기업 어닝이 뉴욕 증시를 더 높이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18일(미 동부시간) 아침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금융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해 연착륙 기대를 더욱 키웠습니다. 6월 소매판매, 7월 주택시장지수 등 경제 데이터도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CPI)가 2.8%까지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코파일럿이 장착된 'MS 365 코파일럿' 구독서비스(월 30달러)를 발표하면서 AI 붐을 되살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98%, 엔비디아는 2.22% 치솟았습니다. 이런 뉴스들과 함께 주가는 계속 상승 폭을 확대했습니다. 다우는 7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S&P500 지수도 202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①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253억3000만 달러, 순이익은 19% 증가한 74억1000만 달러(주당 88센트)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전망치(250억5000만 달러, 주당 84센트)를 웃돌았습니다. 순이자 이익은 14% 늘어난 142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브라이언 모이니언 BOA CEO는 "미국 경제는 탄력적 고용 시장과 함께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마지막에 가까워지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고 더 많은 (투자은행) 활동을 보고 있다. 일부 딜이 마감되는 것을 봤다. 더 많은 논의와 진행되는 딜을 보고 있어서 가을로 가면서 활동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은 4.42% 상승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매출이 134억6000만 달러로 예상 131억1000만 달러를 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1.24달러로 예상 1.15달러보다 많았습니다. 다만 순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습니다. 그러나 제임스 고먼 CEO는 투자은행 사업과 관련 "4월은 약했고 5월 상반기도 그랬지만 6월 하반기에는 바닥을 벗어났다고 느꼈다. 이 사업은 4~6주 전에 바닥을 쳤다. 올해 남은 기간 얼마나 개선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나아진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낙관론 속에 모건스탠리는 6.45% 치솟았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으로 예금 이탈 피해를 본 중소 은행들도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PNC파이낸셜은 주당 3.36달러를 벌어 예상 3.28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순이자 이익은 15% 늘어난 35억1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PNC의 예금액은 1년 전보다 3% 줄었습니다. PNC는 올해 순이자 이익 가이던스를 기존 6~8% 성장에서 5~6% 성장으로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CFRA의 알렉산더 요쿰 애널리스트는 "예금 유출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실적은 상당히 강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주가는 2.51% 상승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주당 75센트를 벌어 예상치 71센트를 넘었습니다. 슈왑은 "6월 들어 예치금 유출이 상당히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고객 예치금이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뒤 12.57% 폭등했습니다. 뉴욕멜런은행도 2분기에 주당 1.30달러를 벌어 전년 동기(주당 1.03달러)보다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오늘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3.03%, KBW 지역 은행 지수는 4.10% 치솟았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경제 데이터가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순환, 특히 소형주에 상승세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최근 시장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중·소형주로 이뤄진 러셀2000 지수는 오늘 1% 이상 올라 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② '골디락스' 소매판매
오늘 발표된 경제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한 게 6월 소매판매입니다. 전달보다 0.2% 증가했습니다. 예상치 0.5% 증가에 못 미쳤습니다. 건축자재,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의 판매가 줄어든 게 영향을 줬습니다. 소매판매는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는 수치인데요. 6월에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0.2%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 소매판매는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그리 나쁘게 보지 않았습니다. 우선 지난 5월의 소매판매가 기존 0.3% 증가에서 0.5% 증가로 상향 수정이 됐습니다. 또 변동성이 큰 요인을 제외한 즉, 자동차와 휘발유에 사무용품 담배 건축자재 등까지 뺀 통제그룹의 6월 소매판매는 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 0.3% 증가를 훨씬 넘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고요. 통제그룹 소매판매는 기본적인 지출의 강도를 더 잘 나타내는 지표로 GDP를 추정할 때 반영됩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를 보면 소비자는 구매하는 상품의 양과 외식 횟수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하고 있으며 6월은 전자 제품, 온라인 판매, 가구, 자동차와 의류 판매에는 좋은 달이었다. 소비 후퇴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는 연착륙을 향한 또 다른 승리다. GDP에 영향을 미치는 통제그룹의 소매판매는 0.6%나 늘었고, 지난 3개월 평균을 연율로 환산하면 2.1%나 증가했다. 이는 2분기 GDP 전망치 1.7%에 부합하며 약간의 상향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은 소매판매가 다시 한번 증가하는 달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아마존이 프라임데이(11~12일)에 기록적 매출을 올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온라인 판매는 6월에도 전월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③ 주택시장 반등 지속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7월 주택시장 지수는 56으로 전월 55보다 약간 상승했습니다.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업황 악화와 개선을 가늠하는 기준선인 '50'을 계속해서 웃돌았습니다. 월가 예상치 57보다는 살짝 낮았습니다. 잠재적 구매자의 트래픽을 측정하는 지표는 3포인트 상승한 40으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습니다. 두 달 연속 0.5% 감소입니다. 제조업은 0.3%, 유틸리티는 2.6%, 광업은 0.2% 하락하는 등 모든 부분이 위축됐습니다. 6월 설비가동률도 78.9%로 전월(79.4%)이나 예상(79.5%)을 밑돌았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등 산업 부문은 경제의 다른 부분보다 부진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런 경제 지표가 발표된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4%로 높였습니다.
④ 각국 중앙은행 완화로 전환?
개장 전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클라스 노트 집행위원회 위원이 "7월에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7월 이후에는 기껏해야 가능성일 뿐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한 뒤 유럽 지역의 채권 금리가 급락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노트는 가장 매파적 위원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늘 거의 10bp 하락한 2.4%를 기록하며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매파인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도 어제 “다음주에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데이터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줄지 지켜볼 것"이라며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 발표된 캐나다의 6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습니다. 5월 3.4% 상승보다 크게 둔화했습니다. 이는 2021년 3월에 2.2%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2년여 만에 2%대로 복귀한 것입니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했습니다. 5월 0.4% 상승보다 둔화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7월 25bp 인상 확률은 99%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봅니다. 오는 11월까지 25bp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베팅이 지난주까지 40%에 달했지만, 오늘 30%에 그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고먼 CEO는 CNBC 인터뷰에서 7월 이후 추가 인상과 관련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 어렵다. 한 번 더 인상될 수 있지만, 확률은 확실히 낮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2.5bp 떨어진 3.785%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1.3bp 오른 4.755%에 거래됐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괜찮은데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매파도 비둘기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증시는 투자자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악사인베스트먼트의 자일스 구이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소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투자자들은 희망을 먹고 있다. 미국 금리가 더 빨리 하락하고 중국이 소비를 늘리기 위한 부양책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올해 말 S&P500 전망치를 기존 4050에서 4700으로 높였습니다.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우리의 기본 사례는 경기 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 가깝게 유지되며 통화 정책이 점진적으로 긴축되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지난 17개월 동안 마이너스였던 애니멀 스피릿(야성적 충동) 지수(ASI)가 6월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라고 밝혔습니다. 5월의 -0.19에서 6월에 0.28로 뛰어올랐습니다. 야성적 충동은 기존의 경제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를 말합니다. CNBC는 "현재 시장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강세론자들의 증가 및 S&P500지수가 향후 이익의 약 19배, 즉 역사적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우리 연말 목표인 4500에 도달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도전이다. 그것은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GDP가 2% 안팎 증가한다는 우리의 경제 예측에 부합한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 방어주 대비 경기 순환주의 가격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은 대략 2%의 GDP 성장을 반영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충분히 올랐다. 그래서 개별 주식을 선택하는 게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매우 높은 배수로 거래되므로 근본적으로 더 오르려면 이익 증가가 필요하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보는 하나의 접근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전체 시장에서 가치 찾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시장 내에서 헬스케어, 에너지 부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경제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고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비은행 금융 회사, 일부 자본재 회사, 일부 반도체 회사가 나아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여전히 비관적입니다. 그는 "지난주 6월 소비자물가가 낮게 나오면서 주식과 채권 모두 뛰었다.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하락은 예상보다 훨씬 약한 이익 성장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주식에 대한 우리 견해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으로의 이동하면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 때문에 주식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일어났다. 우리는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했던 2020년과 2021년에 일어난 일의 거꾸로이다. 그 당시 인플레이션은 기업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고 예상보다 훨씬 더 나은 이익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제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하여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는 많은 기업과 투자자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미 소비재 및 원자재와 같은 많은 영역에서 가격이 인하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주택과 자동차도 하락을 보이며, 특히 현재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전기 자동차에서 그러하다. 6월 CPI에서도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 두 영역인 항공사와 호텔 가격 모두에서 디플레이션을 목격했다. 요컨대, 지난주 인플레이션 하락은 Fed, 그리고 물가와의 전쟁에서 희소식이었지만, 이익 성장에 대해선 파멸의 길이므로 주식 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7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드리겠습니다. 7월 1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 설문에는 5880억 달러를 운용하는 222명이 참가했습니다.
① 연착륙 예상 증가
=68%가 연착륙을 예상하는 반면 21%만이 경착륙을 예상했습니다. 4%는 불착륙을 내다봅니다. 연착륙에 대한 응답은 몇 달 동안 증가해 왔습니다. ② 경기 침체는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대부분은 가벼운 경기 침체가 2023년 4분기/2024년 1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18개월 내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응답도 19%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③ 여전히 조심스럽다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은 5.3%로 전달 5.1%보다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0월의 6.3%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④ 여전히 빅테크 매수
=가장 붐비는 거래로는 빅테크 매수(59%)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일본 주식 매수 △중국 주식 매도 △국채 매수 △미국 달러 매도 △미국 은행주 매도 순입니다.
⑤ AI 낙관론
=AI가 향후 2년 내에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42%에 달했습니다. ⑥ 금리 인하는 내년 2분기
=투자자들은 이제 Fed가 2024년 2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1분기 인하를 예측했습니다.
⑦ 가장 큰 꼬리 위험은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을 매파적으로 유지하는 높은 인플레이션 △은행 신용 경색 및 세계 경기 침체 △지정학적 위험 및 AI/기술 버블 악화 △시스템 신용 이벤트 등이 꼽혔습니다. 미국/EU의 상업용 부동산은 신용 이벤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적됐습니다.
⑧ 중국 경제 비관론
중국의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5명 중 1명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5명 중 4명이 그렇게 봤었습니다. 종합적으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6%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