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정부 시위대 '광복 홍콩' 구호와 연관성 문제삼은 듯
ID에 '광복' 넣은 홍콩 프로게이머 아시안게임 출전권 박탈
홍콩의 한 프로게이머가 중국팀과의 경기 중 게임 아이디(ID)에 '광복'(光復)을 넣었다는 이유로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19일 게임업계와 스포츠로드 등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은 최근 전략 전투 게임 '도타2' 경기에서 '광복'이 들어간 아이디를 쓴 홍콩 프로게이머 린치룽(林奇隆)의 이번 아시안게임 예선 참가 자격을 취소했다.

홍콩e스포츠총회(ESAHK)는 17일 성명에서 "중국 대(對) 홍콩의 경기 중 린치룽 선수의 ID에 민감한 글자가 포함돼 '로드 투 아시안게임' 참가 자격이 취소되는 엄중한 결과가 초래됐다"며 "총회는 (추가) 심의를 통해 이 선수에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ESAHK는 "선수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분명하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전체 경기의 공평성 수호와 경기 윤리 준수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며 "국제 경기에서 경기 외적인 요소와 개인적 감정은 배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모든 선수가 이해·준수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스포츠 선수로서, 중국 홍콩의 e스포츠 이미지를 대표하는 우리는 올림픽 정신과 경쟁의 순수성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린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AESF가 공동 개최한 예선 격 대회 '로드 투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었다.

'광복'은 중국에서 그 자체로 민감한 단어는 아니지만, 2019년 시작된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의 대표구호인 '광복 홍콩, 시대 혁명'에 쓰였다는 점에서 이를
문제삼아 이 선수의 출전기회를 박탈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당국은 이 구호가 포함된 반정부 시위곡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에 대해 금지곡 지정을 추진하고 나섰고 이후 이 노래는 애플 아이튠즈 등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사라진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