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대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7명가량이 애플 아이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아이폰 사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대에서 갤럭시와 아이폰의 격차가 1년 만에 눈에 띄게 벌어지면서 삼성전자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어릴수록 아이폰 선호"…20대 사용률 1년새 13%포인트↑

18~29세 사용자들의 아이폰 사용률이 높고,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갤럭시가 강세를 보였다. 표=한국갤럽 캡처
18~29세 사용자들의 아이폰 사용률이 높고,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갤럭시가 강세를 보였다. 표=한국갤럽 캡처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3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브랜드별 이용률(올해 7월 기준)은 △삼성전자 갤럭시 69% △애플 아이폰 23% △LG전자 6%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성인 10명 중 7명꼴이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갤럭시와 아이폰은 각각 3%포인트씩 늘었으나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는 4%포인트 감소했다. 갤럭시와 아이폰은 모두 조사 이래 최고 사용률을 보였다.

연령별로 브랜드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20대 대부분은 아이폰을 선호하는 반면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은 갤럭시 사용률이 과반을 기록했다. 올해 18~29세의 아이폰 이용률은 65%로 지난해(52%)보다 무려 1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기간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률은 32%로 종전 44%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LG는 3%에서 1%로 줄었다.

한국갤럽은 "애플은 LG 사업 철수 후 변함없다가 올해 신장했는데, 이는 젊은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폰 전략과 상반기 애플페이 서비스 국내 도입 등 영향 때문"이라며 "애플은 디스플레이 크기를 늘린 2014년~2016년 사이에도 당시 2030 중심으로 저변을 넓힌 바 있다"고 말했다.

고조되는 위기감…'갤Z5' 시리즈가 구원투수

지난해 9월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아이폰14를 구매하려는 예약 신청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아이폰14를 구매하려는 예약 신청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 소비층인 젊은 MZ세대들의 '아이폰 사랑'으로 갤럭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여러 기기가 연동되는 정보기술(IT) 기기 특성상 강력한 락인 효과(Lock-in)가 작용하기 때문. 락인 효과는 소비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한 번 구입하면 계속 구매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 결과 향후 아이폰을 구매하겠다는 2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향후 아이폰 구매 의향을 밝힌 비율은 18~29세가 59%, 30대 역시 41%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40대 20%, 50대 7%, 60대 3%, 70대 이상 2%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아이폰 구매 의향이 낮아졌다.

반면 삼성 갤럭시의 경우 20대 구매 의향은 34%에 불과했다. 30대는 53%, 40대는 72%, 50대와 60대는 각각 84%, 80%로 구입 의향이 높았다. 현재 사용 스마트폰 브랜드를 재구입하겠다는 이들의 경우 갤럭시 87%, 아이폰 86%로 두 브랜드 모두 높은 고객 충성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각 브랜드별 생태계가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락인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저연령대의 스마트폰 브랜드 선택이 미래 점유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어느 때보다 MZ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국내 첫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강남'을 열고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섰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최신 갤럭시 제품을 체험해보고, 맞춤형 케이스 제작, 취업 특강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갤럭시 팬파티'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갤럭시 in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체험형 매장 '삼성 강남' 전경. 사진=조아라 기자
삼성전자 체험형 매장 '삼성 강남' 전경. 사진=조아라 기자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