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진의 숫자로 보는 세상] 애플 시총 3조달러가 전하는 메시지, 킬러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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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총, 英 GDP 맞먹고 한국의 1.8배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지출 15% 미만
킬러 콘텐츠 가진 기업만 생존하는 시대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지출 15% 미만
킬러 콘텐츠 가진 기업만 생존하는 시대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올해 상반기 마지막 주식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애플은 꿈의 시총인 3조달러(약 4000조원)를 달성했다. 세계 6위인 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며, 우리나라 GDP와 비교하면 약 1.8배 더 크다. 총자산 438조원의 애플이 9배가 넘는 시총을 이룰 수 있는 신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아이폰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2745억달러인 매출이 2022년 3943억달러로 3년 만에 약 1.4배 증가했는데, 그중에서 아이폰 매출이 50∼52%를 차지한다. 특히 이 기간에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이 각각 36%, 38% 증가했는데, 미·중 패권전쟁으로 갈등이 최고조임에도 중국 등 중화권 매출은 무려 84% 늘었다. 이 와중에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대(對)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나 감소하는 등 과연 우리 기업들이 대외 갈등을 이겨낼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지, 또 정부의 산업정책이 이를 지원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킬러 콘텐츠는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한다. 산속 깊은 곳이더라도 맛집으로 소문나면 손님이 어떻게든 찾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킬러 콘텐츠는 무리한 광고나 판촉이 필요 없어 판관비 지출이 많지 않다. 애플 실적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지출이 2020년 14.4%, 2021년 14.7%, 2022년 13.9%로 연 15% 미만이다. 삼성전자는 각각 38.1%, 34.6%, 39.1%로 30%를 넘어선다.
투자액의 절반 가까이를 애플에 쏟아붓고 있는 워런 버핏은 이 비중이 30% 이내인 기업을 선호한다고 한다. 참고로 파운드리의 킬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TSMC의 과거 3년 동안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는 5.0%, 5.4%, 4.7%로, 그야말로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모양새다. 그런데 아쉽게도 원가 경쟁우위를 지향했던 국내 수출기업들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가령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교해 보면 작년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은 25.6%며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율은 18.9%인 반면 현대자동차의 매출총이익률은 19.9%고 판관비율은 59.1%에 이른다.
2차전지 열풍을 주도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주당 100만원을 넘는 ‘황금주’가 된 에코프로는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가 14.0%로 매우 낮다.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반면 SG증권발 주가 폭락 대상이 된 삼천리는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가 무려 78.6%다. 물론 판관비만으로 경쟁우위나 기업가치를 속단할 수 없지만, 의도적인 주가 부양이 의심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에코프로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영업이익이 2020년 636억원에서 2022년엔 무려 10배 가까운 613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오히려 -5185억원이라는 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킬러 콘텐츠는 판관비 감소 효과에 그치지 않고 고객을 팬덤으로까지 만들 수 있다. 심심치 않게 반복되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논란에서 알 수 있듯, 팬덤을 가진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윤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애플은 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34.0%나 되는데, 매출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30.3%에 달한다. TSMC도 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애플과 비슷한 32.3%인데, 영업이익이 매출의 절반 가까운 48.4%나 된다. 과거와 같이 원가나 품질이 경제적 해자(moat·경쟁회사로부터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진입장벽 또는 독점요소)가 되는 시대는 분명히 지났다. 원가나 품질은 기본이고 이제는 분명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 생존하는 시대다.
실제로 애플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2745억달러인 매출이 2022년 3943억달러로 3년 만에 약 1.4배 증가했는데, 그중에서 아이폰 매출이 50∼52%를 차지한다. 특히 이 기간에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이 각각 36%, 38% 증가했는데, 미·중 패권전쟁으로 갈등이 최고조임에도 중국 등 중화권 매출은 무려 84% 늘었다. 이 와중에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대(對)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나 감소하는 등 과연 우리 기업들이 대외 갈등을 이겨낼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지, 또 정부의 산업정책이 이를 지원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킬러 콘텐츠는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게 한다. 산속 깊은 곳이더라도 맛집으로 소문나면 손님이 어떻게든 찾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킬러 콘텐츠는 무리한 광고나 판촉이 필요 없어 판관비 지출이 많지 않다. 애플 실적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지출이 2020년 14.4%, 2021년 14.7%, 2022년 13.9%로 연 15% 미만이다. 삼성전자는 각각 38.1%, 34.6%, 39.1%로 30%를 넘어선다.
투자액의 절반 가까이를 애플에 쏟아붓고 있는 워런 버핏은 이 비중이 30% 이내인 기업을 선호한다고 한다. 참고로 파운드리의 킬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TSMC의 과거 3년 동안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는 5.0%, 5.4%, 4.7%로, 그야말로 고객이 알아서 찾아오는 모양새다. 그런데 아쉽게도 원가 경쟁우위를 지향했던 국내 수출기업들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가령 테슬라와 현대자동차를 비교해 보면 작년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은 25.6%며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율은 18.9%인 반면 현대자동차의 매출총이익률은 19.9%고 판관비율은 59.1%에 이른다.
2차전지 열풍을 주도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주당 100만원을 넘는 ‘황금주’가 된 에코프로는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가 14.0%로 매우 낮다.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반면 SG증권발 주가 폭락 대상이 된 삼천리는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가 무려 78.6%다. 물론 판관비만으로 경쟁우위나 기업가치를 속단할 수 없지만, 의도적인 주가 부양이 의심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에코프로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영업이익이 2020년 636억원에서 2022년엔 무려 10배 가까운 613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오히려 -5185억원이라는 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킬러 콘텐츠는 판관비 감소 효과에 그치지 않고 고객을 팬덤으로까지 만들 수 있다. 심심치 않게 반복되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논란에서 알 수 있듯, 팬덤을 가진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윤이 높을 수밖에 없다. 애플은 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34.0%나 되는데, 매출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도 30.3%에 달한다. TSMC도 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애플과 비슷한 32.3%인데, 영업이익이 매출의 절반 가까운 48.4%나 된다. 과거와 같이 원가나 품질이 경제적 해자(moat·경쟁회사로부터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진입장벽 또는 독점요소)가 되는 시대는 분명히 지났다. 원가나 품질은 기본이고 이제는 분명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 생존하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