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기업 케링그룹이 자사 주요 브랜드인 구찌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경쟁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성장세를 따라잡기 위해 경영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 겸 CEO는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가 오는 9월 사임하고,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 전무가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팔루스 전무는 피노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피노 회장이 자신의 측근인 팔루스를 구찌 CEO에 앉힌 건 구찌 매출을 더 늘려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토머스 쇼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케링의 조직 개편은 구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구찌는 케링 매출의 절반, 영업이익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연간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유로를 넘어섰다. 그러나 경쟁 브랜드인 루이비통, 샤넬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찌의 올해 매출 증가율을 5%가량으로 예상한다. 케링은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케링 주가가 경쟁사인 LVMH 및 에르메스인터내셔널과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케링의 높은 구찌 의존도가 요인이다. 케링 주가는 올해 들어 2.15%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LVMH는 같은 기간 23.8%, 에르메스는 28.02% 상승했다. 케링은 2013년부터 생로랑을 이끌어온 프란체스카 벨레티니 CEO를 그룹의 브랜드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