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는 해체 경제성 판단 어렵고 공주·죽산보는 경제성 없어"
감사원 4대강 감사결과엔 "보 개방 시 녹조 저감 확인"도 포함
감사원이 20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 감사 결과에는 '보 개방으로 녹조 저감 효과가 일부 확인됐다'라는 등의 내용도 담겨있다.

감사 보고서를 보면 '금강과 영산강 보 개방에 따라 부족해진 용수를 확보하고자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돼 국가예산이 부당하게 쓰였다'라는 감사 청구인 주장에 대해 감사원은 "보 개방의 녹조 저감 효과를 일부 확인했기 때문에 물 이용 대책 비용이 부당하게 지출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면서 해당 부분을 감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평가 결과와 2018년 감사원 감사 결과와 달리 보를 해체하면 홍수조절능력이 커진다는 환경부 경제성 분석 결과는 위법·부당하다'라는 주장에는 "보 홍수조절능력에 대한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 평가와 감사원 감사 결과가 환경부 평가와 다르지 않다"라고 답했다.

전 정부 때인 2021년 2월 환경부가 내놓은 '4대강 보 홍수조절능력 실증평가' 보고서에는 "2020년 8월 홍수 시 실측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4대강 보 홍수조절능력은 없으며 오히려 통수단면을 축소해 홍수위 일부 상승을 초래했다"라는 결론이 담겼다.

이번 감사원 감사 보고서에서 또 눈길을 끄는 점은 수질지표 중 '총유기탄소(TOC)'에 대해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측정 대상이 중복되고 보 설치 전 측정값이 없어서 시계열 비교가 어렵다"라고 결론지은 점이다.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쪽은 전 정부가 현재는 하천 수질을 평가할 때 쓰지 않는 COD로 사업 전후 수질을 평가해 보 해체·개방 결정을 내렸다면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대 측은 법적으로 COD가 하천 수질 평가에 사용되지 않고 TOC가 쓰이기 시작한 때가 2016년으로 이에 4대강 사업 전후 수질을 비교하려면 COD를 쓸 수밖에 없다고 반박해왔다.

반대 측은 아울러 환경부도 물환경정보시스템 수질 정보에 여전히 COD 값을 제공하는 등 COD가 물속 유기물질을 측정하는 데 있어 '잘못된 지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감사원은 금강 세종·공주보와 영산강 죽산보 해체 경제성 재검토 결과도 공개했다.

3개 보는 전 정부 때 해체(부분해체)가 결정된 보다.

다만 '물 이용 대책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해체 시기를 결정'이라는 조건이 붙어 실제 해체되진 않았다.

감사원은 전 정부 때 보 해체 경제성을 분석할 때 '보를 해체한 뒤 상황'을 '보가 설치되기 전인 2005~2009년 자료'로 추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봤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이 크게 바뀐 점과 강에 난분해성 오염물질이 유입돼 COD가 증가세였던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감사원은 공주보와 죽산보에 대해 수질 자료를 각각 '보 상류 1.5㎞ 지점'과 '상류 6㎞ 지점' 측정값을 사용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 설치 전엔 보 수질을 대표해서 나타낼 '대표 측정지점'이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데 감사원은 "보 구조물에서 500m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수질을 측정하면 대표성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감사원 경제성 재분석 결과를 보면 보 수질 대표측정 지점의 보 개방 이후(2013~2017년과 2015~2017년) 자료를 활용하면 세종보 해체 '비용 편익 비율'(B/C)은 0.82~2.28였고 공주보와 죽산보는 각각 '0.51~0.62'와 '0.26~0.27'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감사원은 "세종보는 (경제성을 기준으로는) 보 해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고 공주보와 죽산보는 보 해체 경제성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공주보는 환경부와 같은 지점(보 상류 1.5㎞) 수질자료를 사용하면 해체 B/C가 1.12~1.74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 개방에 따른 수질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세종보는 '2018년 개방 때 자료'로는 '개선', '2018~2020년 자료'로는 악화, 공주보·죽산보는 둘 다 악화, 승촌보는 2018년 개방 때 자료로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수질은 COD,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부유물질량 (SS), 용존산소량(DO), 총인(T-P), 총질소(T-N), 클로로필-a(Chl-a) 등 환경정책기본법상 7개 지표를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수생태계는 세종보의 경우 '2018년 개방 때 자료'와 '2018~2020년 자료' 모두 개선됐고 공주부는 전자로는 '악화', 후자로는 '개선'됐다고 나타났다.

죽산보는 둘다 악화했고 승촌보는 2018년 개방 때 자료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생태계 평가는 물환경보전법상 부착돌말류, 저서성(底棲性) 대형 무척추동물, 어류, 수변식생(水邊植生), 서식 및 수변환경 등 5개 지표가 사용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