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박사들의 익명 혐오게시글, 누가 썼나 봤더니…'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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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JR에 올라온 게시글 중 10%가 혐오게시글
혐오 게시글 출처 대부분이 명문 대학교
Fed 내에서도 혐오 게시글 올려
혐오 게시글 출처 대부분이 명문 대학교
Fed 내에서도 혐오 게시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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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인이 대화하는 걸 들으면 고양이가 떼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
모두 미국의 최대 경제학자 구인·구직 플랫폼인 '이코노믹 잡 마켓 루머(EJMR)'에 올라온 게시글 중 일부다. 이같은 혐오 게시글의 출처가 스탠퍼드대학교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명문대학교에서 올라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연구진은 지난 12년간 올라온 게시글 700만 건을 분석해서 66%가량의 작성자 위치를 파악했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한 사용자를 제외한 수치다. 이 내용을 담은 논문을 전미경제학회 포럼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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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게시글 중 일부는 미 중앙은행(Fed)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Fed는 이 논문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연구진 중 한 명인 플로리안 에더러 보스턴대 교수는 "알려진 것보다 EMJR 영향력은 더 컸다"며 "하지만 분석 결과 경제학계를 비롯해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고위층이 이곳에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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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EJMR이 일종의 카르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수자 차별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제학계 고위층에 백인 남성이 주류를 차지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흑인 여성 최초로 Fed 이사로 임명된 리사 쿡을 두고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때 공화당 지지자들이 쿡 이사를 대해 퍼트린 루머가 EJMR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에더러 교수는 "주류가 아닌 경제학자를 겨냥한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 대한 부담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특히 여성 경제학자는 커리어를 그만두고 싶어질 정도로 끈질기게 괴롭힌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