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다" 폭염에 에어컨 틀자…5% 넘게 오른 천연가스 [원자재 포커스]
천연가스 선물 11일만에 최고치인 2.75$
은행·분석가들 올 여름 3$까지 상승 전망
인도·일본 '우크라 쇼크' 피하자 비축 늘려



전 세계를 덮친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쇼크'가 덮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서는 낮은 가격이지만, 아시아 주요국들이 비축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헨리허브 미국 천연가스 8월물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65% 오른 MMbtu 당 2.7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이후 열흘만에 최고치다.
"너무 덥다" 폭염에 에어컨 틀자…5% 넘게 오른 천연가스 [원자재 포커스]
이는 전 세계가 지난해보다 더운 여름을 나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기상학자들은 미국 본토 48개 주가 다음달 3일까지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고 에측했다. 레피티니티브에 따르면 미국 가스 수요는 이번 주 108.1bcfd(하루 10억 입방피트)에서 108.6bcfd로 증가할 것으로 집게됐다.

지금의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7월1일 헨리허브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MMbtu 당 8.23달러에 거래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줬고,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수입선을 찾은 결과다. 게다가 유럽이 지난해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면서 천연가스 비축량도 현재 상당량 남아있는 상태다.

다만 올 여름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라보뱅크의 수석 에너지전략가인 조 델라라는 폭염이 8월까지 지속될 경우 천연가스 가격은 MMbtu당 3달러까지 오른 뒤 회복기를 가져 겨울에 2.25~2.85 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 여름 평균 가격을 2.75달러, 골드만삭스는 2.90달러로 예상했다.



아시아 주요국가들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쇼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천연가스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니시무랴 아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18일 "얘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해 가스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비축 시스템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최대 LNG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12월부터 2월까지 한 달에 최소 유조선 한 척에 해당하는 양의 LNG를 구매하고 저장할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LNG 유조선 한 척은 LNG 약 7만t을 운반할 수 있다.

인도 석유·천연 가스 규제위원회 의장은 이달 초 "인도가 천연가스 저장고를 건설해 가격이 낮을 때 공급 업체가 재고를 축적할 수 있도록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판카즈 자인 인도 석유장관은 지난 18일 버려진 가스 유정과 지하 저장소 사용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