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친구 "웃음 많고 활발한 친구였다"…부대 동료 가족들 "마음이 아프다"
해병대원 빈소에 덩그러니 놓인 보국훈장…이틀째 추모 발길(종합)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 빈소에는 이틀째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정부는 21일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서훈식을 열고 채 상병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했다.

이날 오후 2시께 포항시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마련된 채 상병 빈소는 또 한 번 눈물바다가 됐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채 상병의 부친에게 보국훈장을 전달했고, 부친은 아들의 영정 사진 앞에 훈장을 놓았다.

채 상병의 모친은 끝내 오열하며 몸을 가누지 못해 해병대원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도 북받치는 감정에 연신 눈물을 닦았다.

해병대 전우들은 경례와 묵념으로 예를 표했다.

해병대원 빈소에 덩그러니 놓인 보국훈장…이틀째 추모 발길(종합)
빈소에는 채 상병의 친구와 가족의 지인 등 일반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이 헌화 후 채 상병의 가족들이 있는 천막으로 들어가자 통곡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해병대 돌격머리를 한 그의 한 친구는 분향소를 바라보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육군에서 근무 중인 고등학교 친구는 "사고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휴가를 내고 왔다"며 "채 상병은 평소 밝고 웃음이 많은 활발한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오전부터 경찰청장, 종교단체, 일반 기업체 등 각계각층에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부대 앞에서 외박 나올 아들을 기다리던 부모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부모는 "정말, 정말 마음이 아프다.

우리 아들하고 채 상병이 해병대 동기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안전장치만 있었어도 살았을 거잖나"라며 "월요일쯤 아들이랑 통화할 때 수해 지역에 갈 때는 꼭 구명조끼를 입으라고 신신당부했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부대를 바라보던 택시 기사도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상에는 채 상병의 모친이 채 상병이 훈련병일 때 작성했다는 편지가 공유되면서 슬픔이 더해졌다.

채 상병의 모친으로 알려진 A씨는 '해병대가족모임'이란 온라인 카페에 "나의 아들 보고 싶은 수근에게, 자다가도 여러 번 잠이 깨고 아들은 지금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단다"라고 적었다.

그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울 아들 수근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고 힘내자"라고 했다.

해병대원 빈소에 덩그러니 놓인 보국훈장…이틀째 추모 발길(종합)
채 상병은 전날 소속 부대였던 해병대 1사단장 권한으로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진급했다.

채 상병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해병대장으로 열린다.

채 상병은 국립 임실 호국원에 안치될 예정이었으나 유가족 뜻에 따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해병대 현우식 복지근무참모처장은 "보국훈장은 국가 안보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분에게 주는 훈장"이라며 "국가적 재난 작전에 투입돼 열심히 작전을 수행한 채 상병의 영예를 높이기 위해 수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