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배터리 원료 소싱에 에너지까지…포스코인터내셔널,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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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20% 넘게 올랐지만…그룹 내에선 상승률 ‘중간 이하’
“신사업 실적 반영까지 시간 걸리지만, 투자금 조달 능력 충분”
사진=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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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운 포스코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주사인 POSCO홀딩스를 제외하고 모두 연초 이후 2배 이상이 됐습니다.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이 주목받은 이유는 철강사업, 즉 금속 관련 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려면 다양한 금속을 확보해야 합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따라가기도 버거운데, 미중 패권다툼 속에서 중국산 소재는 피해야 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어온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원래 하던 에너지사업은 올해 들어 범위와 규모가 커졌습니다.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해 천연가스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사업을 하고 있고,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도 구축 중입니다.

다만 주가 상승세도 부담스럽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가 주가를 따라가는 데 급급한 모양새입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21일 집계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4만5200원으로, 이날 종가(5만800원)보다 10% 이상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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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2차전지·에너지 사업 측면지원 역할 크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올해 들어 124.78% 상승했습니다. 2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포스코퓨처엠의 연초 대비(YTD) 수익률 172.50%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주들은 서운할 법합니다.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주식시장에서 부각시킨 가장 큰 배경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활용할 핵심 역량을 갖췄지만, 그룹 내 다른 상장 계열사 대비 주식시장에서 좋은 대접을 못 받은 모습입니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포스코DX와 포스코엠텍은 2차전지 사업과 큰 관련이 없는데도 300% 넘게 치솟았습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주요국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핵심 광물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트레이딩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갖고 있는 2차전지 소재 원료를 비중국산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차전지용 광물 확보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탄자니아에 흑연 광산을 갖고 있는 호주계 광업회사와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상헌 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경우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80여개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2차전지와 함께 그린에너지 분야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중요한 성장 동력 중 하나입니다. 특히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전남 신안에 62.7메가와트(MW) 규모의 육상 풍력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까지 풍력단지 운영 규모를 2기가와트(GW)까지 키울 계획입니다. 지난달 말에는 그린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규모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자산운용사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와 함께 경북 포항에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해 저장하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화력발전소에서 혼합연소하거나 수소환원제철법에 사용할 청정수소 126만톤(t)을 공급할 체계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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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밸류체인 완성으로 중장기 투자 재원 충분”

2차전지 원재료 소싱이나 그린에너지 사업 모두 당장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적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원재료 소싱과 수소 공급체계 구축 등) 중장기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영업싱적에 반영되는 시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다소 많이 남았다”며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유재선 연구원을 포함해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투자의견을 내린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아직 없습니다. 전문가가 봤을 때 아직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유 연구원은 “투자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고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덧붙였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는 천연가스 사업입니다.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오는 수익이 전사 실적을 좌우하던 때도 있었죠. 작년에는 호주의 육상가스전을 운영하는 세넥스에너지 인수를 마무리짓는 한편, 그룹 내 천연가스 운송‧저장‧발전 사업을 하는 포스코에너지도 흡수합병했습니다.

최민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탱크 용량은 현재 73만㎘에서 2025년 말 133만㎘로 약 2배 가량 확대된다”며 “보통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내는 LNG터미널 임대 사업의 실적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