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선장 바꿨다…"SKT와 원보디 전략은 계속"
박진효 전 SK쉴더스 대표(사진)가 SK브로드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12월부터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해 온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지원 사격’을 이어간다. SK스퀘어는 전날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을 8600억원에 매각했다.

SK브로드밴드는 신임 사장에 박 전 대표를 내정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박 신임 사장은 1997년 SK텔레콤에 입사해 네트워크기술원장, 정보통신기술(ICT)센터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 등을 지냈다. SK텔레콤에서 일하면서 LTE(4G)·5세대(5G)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부터는 보안 기업인 SK쉴더스 대표로 활동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박 신임 사장은 통신, 미디어, 보안 등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 융합을 추진할 수 있는 경영 전문가”라며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 기반 미디어, 기업 간 거래(B2B), 인프라 분야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SK브로드밴드 대표를 SK텔레콤 사장이 겸직하면서 강조해왔던 ‘원보디’ 전략은 그대로 이어간다. 원보디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한 몸처럼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신임 사장은 SK텔레콤에서만 20여 년 재직한 인물”이라며 “이번 CEO 선임에서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 강화, SK텔레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최근 SK브로드밴드는 정체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동일하다.

박 신임 사장은 다음달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오후 임직원을 대상으로 ‘깜짝’ 타운홀 미팅을 열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정지은/선한결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