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편의점, 베트남서 日 미니스톱 제쳐…'해외는 무덤' 공식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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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이마트24 "하반기엔 매장 1000개 돌파"
백화점·마트와 달리 규모 작아
대규모 상품 소싱 없어도 진출
백화점·마트와 달리 규모 작아
대규모 상품 소싱 없어도 진출
싱가포르 퀸즈타운역 인근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스카이레지던스 앳 도슨’. 이 아파트 상가엔 지난 5일 이마트24가 들어섰다. 이곳엔 떡볶이, 컵밥, 닭강정 등 한국식 즉석 먹거리 판매대가 마련돼 있다. 서울 한강공원 편의점에서 볼 법한 즉석 라면 조리 공간도 있다. 매대의 60% 이상이 김밥 등 한국 즉석식품과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졌다.
이는 싱가포르를 비롯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의 대부분 K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국내 편의점 업체들은 현지화를 중시하는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 업체들과 달리 K푸드 같은 한국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를 강타한 한류 열풍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몇몇 국가에선 글로벌 편의점 최강자인 일본 기업 점포 수를 넘어서 일본 편의점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GS25가 공격적으로 출점 중인 베트남이 그렇다. 2018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GS25는 현지에 매장 213곳(매장 수 2위)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해 미국 서클K(423개)에 이어 상당 기간 2위를 지킨 일본 미니스톱(151개)을 3위로 밀어냈다. 이를 두고 일본 NNA통신은 5월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GS25가 시장에서 브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해 출점 공세를 펼치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선례처럼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같은 악재가 터지면 대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편의점은 개별 점포의 규모가 작고 한국에서 수출이 가능한 가공식품 위주로 구성돼 이런 사태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편의점 3사는 모두 현지 대형 유통 및 식음료(F&B) 업체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제휴사들이 매장 입지 선정, 상품 소싱 등을 주도하고 국내 기업들은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상당수 진출국은 편의점을 둘러싼 환경이 좋다. K편의점이 문을 연 국가들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모두 2030 젊은 층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 개발도상국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데 국토가 밀림, 사막, 바다 등으로 나뉘어 있어 편의점의 경쟁 채널인 e커머스 발달이 더디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익성 개선은 이른 시간 안에 풀어야 할 숙제다. 편의점 3사가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한 편의점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업계에선 한 국가에 1000개의 매장은 있어야 유의미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규모의 경제를 신속히 확보해야 승기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연말까지 1200여 개 매장
2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 CU, 이마트24는 올해 해외에서 각각 181개, 98개, 29개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영업 중인 점포(922개)를 더하면 연말엔 아시아 4개국에 1230개의 K편의점이 들어서게 된다. 진출 국가도 늘어난다. CU는 내년 상반기 업계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상륙한다.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 주변국에 추가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몇몇 국가에선 글로벌 편의점 최강자인 일본 기업 점포 수를 넘어서 일본 편의점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GS25가 공격적으로 출점 중인 베트남이 그렇다. 2018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GS25는 현지에 매장 213곳(매장 수 2위)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해 미국 서클K(423개)에 이어 상당 기간 2위를 지킨 일본 미니스톱(151개)을 3위로 밀어냈다. 이를 두고 일본 NNA통신은 5월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GS25가 시장에서 브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해 출점 공세를 펼치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속전속결 가능
편의점은 ‘덩치’가 큰 백화점 및 대형마트와 달리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대규모 상품 소싱이 필수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현지에서 납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이마트, 롯데마트 선례처럼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같은 악재가 터지면 대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편의점은 개별 점포의 규모가 작고 한국에서 수출이 가능한 가공식품 위주로 구성돼 이런 사태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편의점 3사는 모두 현지 대형 유통 및 식음료(F&B) 업체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제휴사들이 매장 입지 선정, 상품 소싱 등을 주도하고 국내 기업들은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상당수 진출국은 편의점을 둘러싼 환경이 좋다. K편의점이 문을 연 국가들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모두 2030 젊은 층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 개발도상국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데 국토가 밀림, 사막, 바다 등으로 나뉘어 있어 편의점의 경쟁 채널인 e커머스 발달이 더디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익성 확보는 과제
여기에 K컬처 열풍으로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제고된 게 ‘날개’를 달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한류에 빠진 현지 젊은 층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일부러 K편의점을 찾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CU가 이달 3일 음반유통사 YG PLUS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외 매장을 YG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꾸미겠다고 발표한 것도 현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수익성 개선은 이른 시간 안에 풀어야 할 숙제다. 편의점 3사가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한 편의점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업계에선 한 국가에 1000개의 매장은 있어야 유의미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규모의 경제를 신속히 확보해야 승기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