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북새통'…순매수 역대 최대
이른바 '황제주' 주가인 100만원을 돌파하고서도 상승 행진을 이어가는 에코프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에코프로 순매수 규모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공매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른바 '쇼트 스퀴즈'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기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 주식을 5천5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인 789억원의 7배에 이른다.

월별 순매수액으로는 2007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 금액은 올해 2월 기록한 2천9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에코프로의 외국인 순매수 종목 순위는 지난달 11위에서 이번 달 2위로 9계단 껑충 뛰었다.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에코프로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지난달 순매수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이다.

이런 매수세는 우선 쇼트 스퀴즈로 설명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에코프로 자체의 실적 개선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쇼트 스퀴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지난달 30일 166만주에 달했으나 이달 18일 111만2천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 감소한 공매도 잔고 수량은 54만8천주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순매수액 5천528억원을 이 기간 평균주가 99만4천원으로 나눠보면 55만6천주로 계산된다.

올해 에코프로에 대한 외국인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았던 지난 5월 30일(184만7천518주) 당시 주가는 54만6천원으로 이달 평균 주가보다 44만8천원 낮았다. 이때 공매도한 물량이 이달 들어 청산됐다고 가정하면 약 2천4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가 8월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8∼20일 주가를 기준일로 삼고 에코프로의 MSCI 지수 편입 확률을 100%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MSCI 지수 편입 종목 선정을 위한 주가 기준일은 7월의 마지막 10영업일 구간 중 첫째, 둘째, 셋째 날로 정해졌다"며 "이번에도 18일부터 20일 사이의 날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이 가정을 토대로 편입 확률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공매도와 싸우듯이 사들였던 개인투자자에 이어 외국인까지 매수에 나서자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8일 111만8천원으로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은 데 이어 21일에는 114만3천원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들어서만 1천9% 급등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 주가가 과열됐지만 단기적으로 하락할 만한 이벤트가 보이지 않는다"며 "MSCI 지수 편입 등의 호재를 고려할 때 최소한 8월까지는 높은 주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선 에코프로가 현재 과열 상태여서 조만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적지 않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 흐름(상승 여부)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 가격이 조금 과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석 연구원도 "과열된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하반기 안에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