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선수권 아티스틱 솔로서 허윤서 프리 6위, 이리영 테크니컬 9위
후쿠오카서 얻은 자신감…이리영·허윤서 "항저우 AG 듀엣 메달"
이리영(22·부산수영연맹)과 허윤서(17·압구정고)는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인 종목'에서 얻은 자신감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듀엣 종목' 메달 획득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22일 귀국한 이리영과 허윤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젠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리영과 허윤서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허윤서는 솔로 프리에서 29명 중 4위를 차지해 12명이 겨루는 결승 무대에 오르더니, 결승에서는 6위를 했다.

종전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단체전에서 거둔 8위였다.

솔로 종목에서는 이번 후쿠오카 대회 솔로 테크니컬에서 이리영,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최유진이 달성한 9위다.

'고3' 허윤서는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세계선수권 6위에 오르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후쿠오카서 얻은 자신감…이리영·허윤서 "항저우 AG 듀엣 메달"
허윤서에게 '최고 순위' 기록을 넘겨주긴 했지만, 이리영도 솔로 테크니컬 결승에서 9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을 들뜨게 했다.

이리영은 예선에서 30명 중 8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도 9위로 선전했다.

그는 2001년 후쿠오카 대회 장윤경(10위)에 이어 무려 25년 만에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 부문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하지만, '결승 진출'을 목표로 함께 연기했던 듀엣 테크니컬과 프리에서는 모두 13위에 그쳐, 12위까지 얻은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귀국길에 이리영과 허윤서가 "기쁘면서도, 아쉽다"고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드러낸 이유다.

이리영은 "솔로 테크니컬에서 9위를 한 건 기분 좋지만, 듀엣 두 종목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점은 너무 아쉽다"고 털어놨다.

허윤서도 "솔로 프리 예선 4위, 결승 6위의 결과에는 만족했는데 듀엣에서 모두 13위에 그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서 얻은 자신감…이리영·허윤서 "항저우 AG 듀엣 메달"
아쉽게도 아티스틱 솔로 경기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니다.

9월에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듀엣과 단체전에 1개씩,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리영과 허윤서는 10월 6일 듀엣 테크니컬, 7일 프리 연기를 해 '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듀엣에서 박현하-박현선이 동메달을 딴 뒤 두 개 대회(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리영과 허윤서는 '의무감'도 느낀다.

이리영은 "아시안게임에서 꼭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에 메달을 안기고 싶다"며 "두 달 정도 준비할 시간이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도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리겠다"고 했다.

허윤서도 "세계선수권에서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았다'며 "남은 기간 약점을 메우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오카서 얻은 자신감…이리영·허윤서 "항저우 AG 듀엣 메달"
어릴 때부터 수영을 접한 이리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지금은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맏언니로 후배들을 위한 길을 넓히고 있다.

이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솔로 테크니컬과 프리, 2관왕에 오른 이누이 유키코(32·일본)는 1990년생이다.

그동안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들은 20대 초반에 은퇴하곤 했다.

이리영은 "다른 나라에서는 20대 후반, 30대에도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로 뛰고,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며 "나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리영의 솔로 테크니컬 세계선수권 순위는 2017년 16위, 2019년 15위, 2022년 12위, 2023년 9위로 점점 올랐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결과로 증명했다.

이리영은 "여러 상황 탓에 대학 입학 후에 아티스틱 스위밍을 그만둔 후배도 있다"며 "연륜이 쌓이면 아티스틱 스위밍의 중요한 요소인 예술적인 표현을 더 잘할 수 있다.

다행히 나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더 해보자'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서 얻은 자신감…이리영·허윤서 "항저우 AG 듀엣 메달"
2019년 슬로바키아 사모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 아티스틱스위밍 유스 세계선수권 솔로에서 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확인한 허윤서는 시니어 무대 세계선수권 솔로 데뷔전에서 한국 최고 순위를 찍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허윤서는 듀엣 경기에만 출전해 테크니컬에서 이리영과 짝을 이뤄 결승 진출(12위)에 성공했고, 올해는 솔로 프리에서 빛나는 연기를 했다.

허윤서는 "지금 고3이어서 학업에 조금 더 신경 쓰다 보니 내 욕심만큼 세계선수권을 준비하지는 못했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솔로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둘은 서로의 개인사도 응원하는 절친한 선후배다.

허윤서보다 먼저 '고3 시절'을 겪은 이리영은 "윤서는 대학 입시 준비도, 경기 준비도 철저하게 하는 선수"라며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다.

윤서에게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인데, 세계선수권을 잘 치렀다.

아시안게임도, 대학 입시도 잘 치를 것"이라고 격려했다.

'동반자'의 격려에 허윤서는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