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분류하자는 하원 재무위원회의 권고를 거부했다.

지난 20일 앤드루 그리피스 영국 재무부 장관은 “암호화폐의 소매 거래 및 투자 활동을 금융 서비스가 아니라 도박으로 규제하라는 재무위의 요청에 동의할 수 없다”며 “암호화폐는 다른 금융 서비스처럼 규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재무위는 지난 5월 공식 권고안을 통해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가 없다”며 도박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가 암호화폐 활동을 안전한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후광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암호화폐를 금융 서비스로 규제하려는 정부 제안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무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도박으로 분류하는 것은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에 기반한 글로벌 표준에 배치되며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주요 국제 기관의 지침과 권고사항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암호화폐를 도박으로 규정하면 지난해 파산한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 사태’ 등도 해결하기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 규제가 시장 조작 등 중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완화할 수 없는 동시에 암호화폐 자산 활동을 역외로 내몰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하원 재무위의 권고 가운데 소비자 위험과 강력한 규제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균형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했다. 또 재무위가 지적한 소비자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향후 금융 서비스 규제 틀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연말 시행 예정인 ‘금융서비스및시장법안(FSMB)’ 등의 제도화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를 규제 범위에 포함해 디지털자산 부문을 감독하는 권한을 금융당국에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