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럼에도 공모주 펀드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이름과는 다르게 공모주보다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간 것이 성과가 부진한 이유로 꼽힌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일반 유형 공모주 펀드 126개의 평균 수익률은 5.02%였다. 플러스 수익률은 냈지만 공모시장이 올 들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다.
IPO시장 살아났는데…'웃지 못하는' 공모주 펀드 많은 까닭
공모주 펀드 10개 중 7개는 평균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5.02%를 넘은 수익률을 낸 공모주 펀드는 34개에 불과했다. ‘플러스코리아대표성장’(23.89%), ‘다올액티브자산배분형’(20.89%), ‘신한공모주배당쏠쏠’(14.38%) 등이다.

92개는 평균보다 못한 수익률을 냈다. ‘흥국공모주로우볼채움플러스’(-0.17%), ‘브이아이공모주플러스30’(0.8%), ‘웰컴공모주알파’(1.26%), ‘대신공모주30’(1.74%) 등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올 들어 신규 상장한 주식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28개 종목의 상장일 주가수익률(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기준)은 76.1%였다. 이달 들어 상장한 8개 종목의 상장일 주가수익률은 137.5%에 달했다.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자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에만 6703억원이 공모주 펀드에서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IPO 시장의 분위기를 공모주 펀드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 이유가 있다. ‘공모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의 마케팅과 달리 펀드 내 공모주 비중이 안전자산인 채권보다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모주 펀드 상당수가 채권 비중이 50%가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명이 공모주 펀드인데 정작 공모주 비중은 30~40%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며 “공모주 시장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코스닥 벤처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코스닥 벤처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4.11%였다. ‘브레인코스닥벤처’는 49%,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는 44.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인베스트코스닥벤처’(37%), ‘브이아이코스닥벤처’(36.12%), ‘다올코스닥벤처’(31.42%) 등도 높은 수익을 올렸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