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ETF 200% 급등세인데…투자자들 외면하는 이유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테마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올해 들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세는 강하지 않은 모양새라고 CNBC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규제 당국과의 소송 관련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주를 보유한 펀드 다수의 가격이 올해 들어 약 2배로 올랐다. ‘글로벌X 블록체인 ETF(BKCH)’, ‘비트와이즈 크립토 산업 이노베이터 ETF(BITQ)’ 등 대표 상품들의 상승률은 200%에 달한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뛴 영향이 컸다. 연초 1만7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오름세를 반복하며 3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스탠다드차타드(CS)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비트코인 가격이 12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앰플리파이 트랜스포매셔널 데이터 쉐어링 ETF(BLOK)’를 관리하고 있는 댄 웨이스코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라이엇플랫폼즈와 같은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최근의 시장 강세를 이끌었다”며 “투입 비용이 평준화된 반면 생산량은 100% 증가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라이엇플랫폼즈의 올해 상승률은 442%에 달한다.
블록체인 ETF 200% 급등세인데…투자자들 외면하는 이유는?
BLOK는 비트코인 관련 펀드 중 최대 규모로 분류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 펀드의 운용자산은 약 6억달러(약 7715억원)이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70%의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 펀드에선 133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CNBC는 “같은 테마의 다른 펀드들도 신규 자금 유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웨이스코프 매니저는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과 같은 불투명한 규제 상황이 일부 투자자들과 재정 고문들을 겁먹게 했다”며 “규제 우려에 따른 망설임이 투자 심리를 가라앉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웨이스코프 매니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선 암호화폐보다 블록체인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SEC가 심사에 착수한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을 따내면 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