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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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가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GE 주가는 1년 만에 두 배 이상 뛰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을 압도했다. GE가 회사 분할을 통해 몸집을 줄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면서 시장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년간 주가 두 배로…빅테크 능가

부활하는 GE…1년 새 주가 두배 급등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GE의 최근 1년간 투자수익률(배당금 포함·21일 기준)은 108%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69%다. GE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같은 기간 메타(61%), MS(30%), 애플(24%) 등 빅테크를 모두 넘어섰다.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약 13%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E 주가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GE가 회사 운영을 단순화하기 위해 세 개 회사로 분할하는 등의 노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GE는 사업을 헬스케어, 항공, 에너지 등 세 개로 분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헬스케어 부문인 GE 헬스케어 테크놀로지는 분사해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GE는 지분 13.5%를 소유하고 있지만, 점차 이를 줄여갈 계획이다. GE는 1분기 매출의 46%를 차지한 에너지 및 전력 사업 부문인 GE 버노바를 내년 1분기 분할할 예정이다.

GE에는 항공·우주 사업부인 GE 에어로스페이스가 남게 된다. 항공기 엔진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사업부는 최근 항공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GE는 2025년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보잉 777X’에 엔진을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로런스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내년에 세 개의 GE가 각각 더 큰 책임과 전략적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으로 사업 단순화

1892년 창업 이후 GE는 미국의 제조업 그 자체였다. 하지만 문어발식 확장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실적이 악화했다. GE는 2018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CEO인 컬프를 영입했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진행했다. GE는 지난 몇 년간 가전제품 부문, 화물 기관차 부문을 시작으로 임대 항공 및 부동산 등을 소유한 금융 사업부, 석유·가스 운영 사업부 등을 모두 매각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쳤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 결과 GE의 작년 매출은 765억5500만달러(약 98조원)로 2019년의 902억2100만달러(약 115조5000억원)보다 줄었지만, 매출총이익률은 24.5%에서 27.5%로 개선됐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GE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주당 1.98달러에서 최근 2.05달러로 높였다. 로버트 스프링건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GE의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GE 주가는 지난 1년간 크게 올랐지만, 아직 과거의 영광을 전부 되찾진 못했다. GE의 사상 최고가는 2000년 8월의 360달러로 현재보다 69% 더 높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27명의 애널리스트 중 GE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비중은 60.9%다. 목표주가 평균은 113.85달러로 현재보다 3.2% 높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