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팜은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가 221일 생존 기록을 달성하며 관련 실험이 마무리됐다고 25일 밝혔다. 기존 국내 최장 기록이었던 114일보다 두 배가량 생존 일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옵티팜에 따르면 돼지 신장을 이식한 영장류는 크레아티닌(Creatinine)이나 혈액 요소 질소(Blood urea nitrogen, BUN), 염증 등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관련 지표가 정상 범위에서 유지됐고, 폐사 전까지 섭식과 활력이 안정적이었다. 200일 전후부터 관련 수치들이 급격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부검을 통해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실험 결과가 국내 고형 장기 이식 분야의 임상 진입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각막과 췌도 등 이종 세포 및 조직 분야에서는 임상 분기점인 180일을 돌파한 사례가 있었지만, 신장과 심장 등 고형 장기 분야는 이번이 처음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옵티팜은 보건산업진흥원 국책 과제를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해 한층 개선된 결과를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달 말 재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실험에 착수한다. 같은 설계(프로토콜)를 적용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하면 이종 신장의 임상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이종장기학회(IXA) 가이드라인은 임상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실험 프로토콜을 적용해 영장류 6마리 중 4마리가 6개월 이상 생존하고, 그 중 한 마리는 1년 이상 생존 경과를 살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단순히 이번 실험에서만 생존 일수가 이례적으로 상승한 것이 아니라, 이종 신장 이식 개체들의 전반적인 평균 생존 일수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지난 6년간 50여회의 영장류 실험 결과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돼지의 유전자를 3개 뺀 형질전환돼지(Triple Knock Out, TKO)를 투입한 지난해부터 생존 일수가 확연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형질전환 돼지의 고도화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옵티팜은 내달부터 이종 췌도에 대한 비임상을 시작한다. 돼지 유전자 4개를 뺀(Quadruple knock Out, QKO) 형질전환돼지의 췌도 세포를 영장류에 이식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내년 안에 임상을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