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바이오사이언스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신약 후보물질을 15개로 확정해 ‘세계 최다’ 파이프라인을 갖게 됐다고 25일 발표했다. 파이프라인이 많다는 것은 신약으로 키울 후보군이 많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직 모든 후보물질이 개발 초기단계인 만큼 ‘앞으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인수한 영국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의 파이프라인 11건,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 4건을 합쳐 총 15건의 파이프라인 구축을 확정지었다고 25일 발표했다. 2022년 1월 회사 출범 당시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2년 이상 조기달성했다고 CJ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개수가 많다는 것은 다양한 적응증으로 신약을 확대할 수 있고, 기존 물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은 시장이 극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선점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자금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은 아직 연구개발(R&D) 초기단계다. 15개중 본임상에 들어간 파이프라인은 4개이며 나머지 11개는 모두 동물실험이거나 탐색 단계다. 개발 초기단계의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앞으로 필요한 자금이 적지 않은 만큼 지난 5월 실시했던 유상증자처럼 자금조달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증 때마다 CJ제일제당이 참여하게 된다면 CJ그룹 차원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적자 폭은 2020년 -85억원, 2021년 -101억원, 2022년 -332억원으로 매년 커지는 중이다.

이에 대해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수익모델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 지금은 투자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진행한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는 “계획을 한차례 수정 후 지장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 중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CJRB-101’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 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으며 오는 9월부터 환자모집을 시작한다. 2025년 상반기까지 1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7월 25일 15시 30분 <한경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