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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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정치평론가로 30년 이상의 세월을 지낸 저자 유창선이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정치를 샅샅이 파헤치는 신간 <김건희 죽이기>를 냈다. 책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평가나 호불호의 입장은 없다. 마타도어와 선동정치의 집중적인 타깃이 된 '김건희'라는 이름을 하나의 정치적 현상으로 봤을 뿐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광우병 괴담에 대한 기억'이라는 글로 시작해 1부에서 3부까지는 우리 정치를 흔들어온 선동의 정치를 분석하고 있다. 20대 대선정국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어떤 거짓 선동들이 있었던가를 하나씩 짚어보고 있다.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런 선동정치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가 주로 야당 진영에 의해 행해진 선동정치를 비판한다고 해서 그 반대 진영의 편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 4부에서는 보수 정치세력의 과도한 우편향이 스스로를 다시 진영정치의 굴레 속에 갇히게 만들 것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담고 있다. 이어 5부에서는 이성에 반하는 우리 정치사회의 각종 상황들에 대해 진단을 하는 동시에, 합리와 이성의 사고가 이끄는 미래정치를 향한 제언을 담고 있다.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이 반영돼 있는 글들이다.

유 평론가는 "우리 정치는 변함없이 증오와 저주의 정치를 계속해 나갔다. 정치는 생사를 건 전쟁터가 돼버렸고, 타협과 조정을 본령으로 하는 정치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며 "저자는 수십 년간 정치평론을 하면서 우리 정치를 지켜봤지만, 이런 정치는 보다보다 처음 본다고 탄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선동의 정치가 어떻게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켜 왔는가를 많은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려 했다. 자칭 '깨어있는 시민'들이 그런 선동에 따라 휘둘리는 광경들도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시대에 진정으로 '깨어있는 시민'은 거짓을 꾸며내고 유포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합리적 이성을 가진 시민들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 평론가의 저서로는 정치평론집 최근 출간된 <김건희 죽이기>,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정치의 재발견> 등이 있고 인문 에세이 <나를 찾는 시간>,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등이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