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1조5000억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1조49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작년 2분기(1조2099억원)보다 23.9% 증가한 것으로, 올 1분기(1조4976억원)와 비교해서도 0.1% 늘었다. 2분기 순이익은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3368억원)을 12.1% 웃돈 수치다.
KB금융 '분기 사상 최대' 1.5조 순이익

이자·수수료·비용 절감 ‘3박자’

KB금융의 2분기 실적은 이자이익과 수수료수익의 고른 성장세가 이끌었다. 2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9734억원으로 1분기(2조7856억원)보다 6.7%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2.1%로 1분기(2.04%)보다 커졌다.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거래 수수료 증가와 인수금융 주선 등 투자은행(IB) 부문 선전으로 2분기 수수료수익도 1분기보다 4.1% 증가한 9514억원을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이익 축소 등으로 2분기 기타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43.6% 줄어든 3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수익 등 비(非)이자이익 확대 효과로 KB금융의 2분기 총영업이익(4조2973억원)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밑돌았다.

KB금융은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용도 절감했다. 50%를 웃돌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상반기 36.5%로 작년 동기에 비해 13.7%포인트 개선됐다. 탄탄한 이자이익과 비용 절감 노력을 앞세워 KB금융은 상반기 전체로는 2조996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로, 작년 상반기(2조6705억원)보다 12.2% 증가했다. 미래 손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은 2분기 6513억원을 포함해 상반기에만 전년보다 177.4% 증가한 1조3195억원을 적립했다.

3000억원 자사주 소각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9270억원으로 1분기(9315억원)에 비해 0.5% 줄었다. 대출자산 확대와 NIM 상승으로 순이자이익은 2조4629억원으로 1분기보다 4.9%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손실 등으로 767억원의 기타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85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소폭 악화됐다. 2분기 말 연체율(0.23%)과 총여신 중 회수가 불투명한 여신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0.25%)은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와 0.02%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손해보험과 카드사가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및 조달비용 안정화로 실적이 좋아졌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는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각각 6.9%와 35.2% 증가한 2714억원, 1109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5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비은행 계열사 중 1위에 올랐다. KB증권은 채권 운용 이익 축소로 2분기 순이익(1090억원)이 전 분기에 비해 22.5% 줄었지만, 상반기 순이익(2496억원)은 작년 상반기보다 37.1% 증가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주당 510원의 분기 배당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도 발표했다. 2월 3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이다.

기업은행도 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상반기 자회사를 포함한 순이익이 작년보다 19.4% 증가한 1조3904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2분기(6671억원)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27.5%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30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3%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대인 23.4%를 달성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