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간 데이터 끌어모은 S&P글로벌, 금융공룡으로 성장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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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 시장 선점 나선 S&P 글로벌
신용평가 시장에서 점유율 50%
공격적인 M&A로 사업영역 확대
지난해 완성차 시장에도 뛰어들어
보고서 하나로 기업과 각국 정부를 요동치게 하는 곳이 있다. 세계 1위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S&P)글로벌 얘기다. 160년 동안 40조달러 가까운 채권을 평가하며 금융시장 내 독점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다.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혔다. 경쟁사를 압도하며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 S&P 글로벌(SPGI) 주가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27.56% 상승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가 산출한 대표지수인 S&P500의 변동률(18.96%)을 앞지른다.
S&P 글로벌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돼서다. 금융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했다. 매년 2조달러가량의 회사채를 평가하며 수수료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S&P500, 다우존스 지수 등을 활용한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자 지수 라이선스 수익도 크게 늘었다.
S&P글로벌의 작년 매출은 118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53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40%를 웃돈다. 탄탄한 수익성 덕에 미 월가에서 S&P 글로벌 주식에 대해 내놓은 투자의견 중 92%가량이 매수를 권유했다.
S&P글로벌은 무디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힌다. 세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90%대로 사실상 과점이다. 이 중 S&P글로벌의 시장 점유율은 약 50%(2021년 기준)로 1위에 등극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도 가장 견고한 경제적 해자(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진입장벽)를 갖췄다는 평가다. S&P 글로벌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1860년 헨리 바넘 푸어가 미국 철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며 신용평가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1942년 스탠더드 스태티스틱스와 합병하며 S&P가 탄생했다. 1953년 석유업체를 분석하던 내셔널페트로늄뉴스를 인수해 원자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합작해 S&P다우존스지수를 설립하기도 했다.
S&P글로벌의 강점으로는 다각화된 수익원이 꼽힌다. 100여년 간 M&A를 거듭하며 세를 불린 것이다. 신용평가, 기업분석, 원자재 분석, 지수산출 등에서 골고루 수익을 내고 있다. 경쟁사인 무디스는 수익의 50%가량이 신용평가에서 나오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수익의 58%는 지수 라이선스 수익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S&P글로벌은 기업분석(34%), 신용평가(27%), 원자재평가(15%), 지수산출(12%) 등으로 나눠져 있다. 시장환경이 급변해도 수익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유연성도 강점 중 하나다. 기존 사업부를 매각해서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다. S&P글로벌은 지난해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을 440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1월 핵심 사업부였던 엔지니어링 솔루션 부문은 사모펀드 KKR에 9억 7500만달러에 매각했다.
시장에선 S&P글로벌의 핵심 사업부인 모빌리티 부문을 확장하기 위한 M&A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IHS마킷은 금융정보업계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8위에 그치지만, 모빌리티 분석 시장을 선도해왔다. S&P글로벌은 올해 2월에는 완성차 공급망 분석업체인 마켓스캔인포메이션시스템을 인수하기도 했다.
S&P글로벌이 M&A를 거듭해도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 부채를 최소화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한 덕이다. 지난해 S&P글로벌의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30%대를 밑돈다. 마진율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S&P글로벌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4,22%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 대출 수요가 위축되며 신용평가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일시적인 감소라는 평가다. S&P글로벌의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 평균값은 47%에 달한다. 그동안 주가는 105%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S&P글로벌이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IHS마킷을 인수한 시너지효과가 내년부터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부터 통화정책을 전환하게 되면 채권 시장도 덩달아 확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신용평가 시장에서 점유율 50%
공격적인 M&A로 사업영역 확대
지난해 완성차 시장에도 뛰어들어
보고서 하나로 기업과 각국 정부를 요동치게 하는 곳이 있다. 세계 1위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푸어스(S&P)글로벌 얘기다. 160년 동안 40조달러 가까운 채권을 평가하며 금융시장 내 독점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다.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혔다. 경쟁사를 압도하며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데이터로 시장 지배
올 들어 S&P 글로벌(SPGI) 주가는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27.56% 상승했다. 스탠더드&푸어스(S&P)가 산출한 대표지수인 S&P500의 변동률(18.96%)을 앞지른다.
S&P 글로벌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돼서다. 금융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구축했다. 매년 2조달러가량의 회사채를 평가하며 수수료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S&P500, 다우존스 지수 등을 활용한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자 지수 라이선스 수익도 크게 늘었다.
S&P글로벌의 작년 매출은 118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53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40%를 웃돈다. 탄탄한 수익성 덕에 미 월가에서 S&P 글로벌 주식에 대해 내놓은 투자의견 중 92%가량이 매수를 권유했다.
S&P글로벌은 무디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힌다. 세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90%대로 사실상 과점이다. 이 중 S&P글로벌의 시장 점유율은 약 50%(2021년 기준)로 1위에 등극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도 가장 견고한 경제적 해자(경쟁우위를 유지하는 진입장벽)를 갖췄다는 평가다. S&P 글로벌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1860년 헨리 바넘 푸어가 미국 철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며 신용평가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1942년 스탠더드 스태티스틱스와 합병하며 S&P가 탄생했다. 1953년 석유업체를 분석하던 내셔널페트로늄뉴스를 인수해 원자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11년에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합작해 S&P다우존스지수를 설립하기도 했다.
다양한 수익원이 강점
S&P글로벌의 강점으로는 다각화된 수익원이 꼽힌다. 100여년 간 M&A를 거듭하며 세를 불린 것이다. 신용평가, 기업분석, 원자재 분석, 지수산출 등에서 골고루 수익을 내고 있다. 경쟁사인 무디스는 수익의 50%가량이 신용평가에서 나오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수익의 58%는 지수 라이선스 수익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S&P글로벌은 기업분석(34%), 신용평가(27%), 원자재평가(15%), 지수산출(12%) 등으로 나눠져 있다. 시장환경이 급변해도 수익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유연성도 강점 중 하나다. 기존 사업부를 매각해서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다. S&P글로벌은 지난해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을 440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1월 핵심 사업부였던 엔지니어링 솔루션 부문은 사모펀드 KKR에 9억 7500만달러에 매각했다.
시장에선 S&P글로벌의 핵심 사업부인 모빌리티 부문을 확장하기 위한 M&A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IHS마킷은 금융정보업계에서 점유율 기준으로 8위에 그치지만, 모빌리티 분석 시장을 선도해왔다. S&P글로벌은 올해 2월에는 완성차 공급망 분석업체인 마켓스캔인포메이션시스템을 인수하기도 했다.
부채비율은 30% 밑돌아
S&P글로벌이 M&A를 거듭해도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 부채를 최소화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한 덕이다. 지난해 S&P글로벌의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30%대를 밑돈다. 마진율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S&P글로벌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4,22%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 대출 수요가 위축되며 신용평가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일시적인 감소라는 평가다. S&P글로벌의 지난 5년간 영업이익률 평균값은 47%에 달한다. 그동안 주가는 105%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S&P글로벌이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IHS마킷을 인수한 시너지효과가 내년부터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부터 통화정책을 전환하게 되면 채권 시장도 덩달아 확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