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을 믿어?" AMD CEO 발언 논란에…"그런 뜻 아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한국 언론을 믿느냐."

지난주 반도체 업계는 대만 언론의 한 보도로 들끓었다.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AMD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의 위 발언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19일 'AMD가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긴다는 한국 언론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 답변을 두고 "리사 수 CEO가 한국 언론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내놨다. 하지만 AMD는 이에 대해 "한국 언론을 지칭한 것이 아니고, 특정 루머기사를 거론한 것"이라며 "한국 언론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고 답했다.

25일 존 테일러 AMD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한국경제신문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리사 수 CEO의 지난 19일 대만 언론과의 간담회 행사를 지원하면서 기자들과의 문답을 들었다"며 "그의 답변은 한국 언론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특정 루머'(A specific rumor)를 거론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 CEO가 '한국 언론'이 아니라 '특정 루머'에 대해 언급했다는 의미다.

테일러 CMO는 또 "한국 언론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다"며 "AMD에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한국 언론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AMD는 한국 언론을 존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수 CEO는 지난 19일 대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AMD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차세대 제품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보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수 CEO는 이에 대해 "그 같은 루머를 믿느냐"고 답한 것이다. 그러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수 CEO는 최근 닛케이아시아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공급망 강화를 위해 TSMC 외에 다른 제조 업체도 고려할 것"이라고도 했다. TSMC에 이은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AMD 파운드리 수주 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물량을 더 늘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테일러 CMO는 "삼성전자와 오랜 기간 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앞으로도 깊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