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설계사 이탈 늘자…GA 영업에 사활 건 생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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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GA 시장 보고서
"무분별한 경쟁 막을 제도 마련해야"
"무분별한 경쟁 막을 제도 마련해야"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를 설립하는 생명보험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와 달리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다른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향력을 강하게 미칠 수 있는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명보험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속설계사가 떠나고 GA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게 생명보험업계의 설명이다.
26일 보험연구원 '자회사형 GA 시장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형 GA는 2004년 처음으로 설립된 이후 현재 총 16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자회사 설립 추세가 가속화됐다. 한화생명은 2021년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올해 1월에는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의 GA 자회사는 한화라이프랩을 포함해 총 3개사로 보험설계사는 2만5000명에 달한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0일 GA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지난 5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HK금융파트너스는 1300명 설계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AIA생명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동양생명, KB라이프생명 등도 GA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모집시장에서 GA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영업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영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환경은 발전했지만 여전히 국내 보험사는 설계사가 영업하는 대면채널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의 대면채널 매출 비중은 99.3%에 달한다.
대면영업을 위해 전속영업조직을 활용하면 각 보험사가 자사 제품만 판매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전속설계사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조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설계사들이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선호에 대응해 GA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설계사 정착률은 지난해 기준 39.0%에 불과했다.
궁여지책으로 GA를 설립한 보험사들은 이들에게도 자사 상품 위주로 판매하라고 주문한다. 지난해 기준 자회사 GA가 거둬들인 전체 수수료 수입의 74.9%가 모회사에서 발생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모회사가 속한 업권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일정 수준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모회사가 사실상 통제하는 GA가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제판분리 환경에서는 상품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객관적·중립적 위치에서 추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GA 업체 간 과도하고 무분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GA 업체의 비용지출 경쟁과 설계사의 잦은 이동은 불완전판매나 승환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흥국생명, AIA생명도 설립
26일 보험연구원 '자회사형 GA 시장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형 GA는 2004년 처음으로 설립된 이후 현재 총 16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자회사 설립 추세가 가속화됐다. 한화생명은 2021년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올해 1월에는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의 GA 자회사는 한화라이프랩을 포함해 총 3개사로 보험설계사는 2만5000명에 달한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0일 GA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지난 5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HK금융파트너스는 1300명 설계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AIA생명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동양생명, KB라이프생명 등도 GA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모집시장에서 GA 채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영업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영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환경은 발전했지만 여전히 국내 보험사는 설계사가 영업하는 대면채널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의 대면채널 매출 비중은 99.3%에 달한다.
대면영업을 위해 전속영업조직을 활용하면 각 보험사가 자사 제품만 판매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전속설계사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조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설계사들이 여러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선호에 대응해 GA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설계사 정착률은 지난해 기준 39.0%에 불과했다.
궁여지책으로 GA를 설립한 보험사들은 이들에게도 자사 상품 위주로 판매하라고 주문한다. 지난해 기준 자회사 GA가 거둬들인 전체 수수료 수입의 74.9%가 모회사에서 발생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모회사가 속한 업권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일정 수준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당국, 규제 정비해야"
최근 보험모집 시장은 GA 채널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최근 10년(2012년~2022년) 동안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 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보험산업 모집종사 인력의 60.1%가 GA 채널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GA 채널을 통한 개인형 생명보험의 가입 비중은 2012년 24.0%에서 지난해 41.3%까지 확대됐다.모회사가 사실상 통제하는 GA가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제판분리 환경에서는 상품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객관적·중립적 위치에서 추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GA 업체 간 과도하고 무분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GA 업체의 비용지출 경쟁과 설계사의 잦은 이동은 불완전판매나 승환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