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1개 종목 중 1076개 종목
PBR 1도 안돼…청산가치 밑돌아
"AI·로봇株 등 제외 땐 다수 하락
쏠림 곧 완화…저평가株 관심"

○증시 오르는데 저평가 속출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PBR이 0.5배면 해당 기업의 자산을 전부 처분해도 현재 주가보다 두 배 이상의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이 속출하는 이유는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등 소수의 주도주가 투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등 주도 업종을 제외하고 시장 전체적으로는 하락한 종목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소외 종목 더 많아
유가증권시장은 PBR이 1배 미만 종목이 526개로 전체 종목의 66%에 달했다. 2차전지, 엔터, 로봇 등 상대적으로 주도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으로 자금이 쏠렸기 때문이다. 우선주와 스팩을 포함한 935개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60%(562개사)의 주가가 올 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청산 가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PBR 0.1~0.3배 사이 종목도 156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115개가 유가증권시장에 있다. 구(舊)경제 기업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락한 건설, 유통, 증권과 에너지 관련 업종에 이들 종목이 포진해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구경제 기업이 특히 소외당했다”고 말했다.
한신공영과 태광산업은 PBR이 0.12배로 최하위권에 있다. HDC(0.13배), 태영건설(0.17배), 이마트(0.17배), 롯데하이마트(0.17배) 등도 소외되고 있다. DB금융투자(0.17배), 지역난방공사(0.17배), 한국가스공사(0.2배) 등도 하위권에 들었다.
PBR이 높은 종목은 오브젠(1122배), 쎌마테라퓨틱스(92배), 금양(72배) 등으로 집계됐다. 2차전지 열풍을 주도한 에코프로의 PBR은 25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는 4분기 주도주 집중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열 종목이 떨어지며 주가지수는 하락할 수 있지만 소외 종목이 반등하면서 상승 종목 수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