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38년째 철권통치를 이어온 훈센 총리(사진)가 26일 사의를 밝혔다. 다만 장남인 훈마넷이 차기 총리로 내정된 데다 훈센 본인도 의원직을 유지할 계획이어서 정권 교체 후에도 그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날 국영 TV로 생중계된 특별 연설에서 “내가 계속 집권하면 캄보디아 정세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면서 “젊은이들로 구성된 새 내각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대표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정계 활동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훈센의 총리직 세습 계획은 2020년부터 알려졌다. 지난 23일 치러진 총선에서 훈마넷이 처음으로 의회 의석을 확보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마넷은 이번 선거에서 훈센 총리를 보좌하며 유세를 주도했다. 이 선거에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8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며 권력 세습의 길을 열었다.

훈센 총리는 훈마넷이 오는 8월 10일께 차기 총리로 정식 임명될 것이라고 알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