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월부터 완전 가동된 4공장 실적이 반영되면 올해 매출은 3조5000억원, 내년은 4조원을 넘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 상반기 매출 1.5조원 '역대 최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분기에 연결 기준 8661억원의 매출과 25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49%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에만 1조5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호실적의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연달아 체결한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기준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 중 13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2조3387억원에 달한다. 이 중 증액계약이 9202억원이다. 증액계약이란 첫 계약 이후 대규모 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기존 계약됐던 물량을 늘려 진행하는 계약이다. 고객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노바티스는 지난해 6월 1000억원 규모의 의향서를 체결한 지 1년 만인 이달 계약 규모를 약 다섯 배(5110억원) 늘려 본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공시된 1000억원 이상 신규 수주 및 증액계약만 일곱 건”이라고 말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은 공장이 하나씩 지어질 때마다 매출이 계단식으로 높아진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L)이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향후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이 오는 4분기에 1조원을 넘기고, 올해 연간으로는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4조 클럽’ 가입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기술)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대표적이다. 일본 후지필름, 스위스 론자 등 글로벌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CGT 역량을 확보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항체치료제만 위탁생산한다. 항암 약물을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선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에도 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존 림 사장 직속 바이오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며 차세대 의약품 생산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