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 불리한 법정 진술을 쏟아내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관련해서다. 민주당이 이 같은 움직임을 수사당국의 회유 탓으로 돌리며 이 전 부지사와의 접견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한 장관은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라며 규탄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을 권력을 이용해 바꿔보려는 시도”라고 민주당을 꼬집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접견을 ‘말 바꾸기’ 통로로 이용하는 것, (법무부는) 그런 식으로 접견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권력을 이용해 수사를 방해하려는 행위는 해서도 안 되며, 성공할 수도 없다”며 “이런 걸 막는 게 법무부 장관”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부지사를 만나기 위해 ‘특별면회’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이 전 부지사는 이달 초 검찰 조사에서 “2019년 쌍방울이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기로 한 것을 이 지사에게 사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소속 박범계 의원 등은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민주당은 접견 불허가 “법무부 장관의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야당이 같은 주장을 내놓자 한 장관은 “국회의원에 부지사까지 지낸 분을 회유하고 압박할 정도로 간 큰 검사가 있겠냐”며 “그런 이야기는 영화에서도 안 나온다”고 일축했다. 한 장관은 또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 투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